[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교인들을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500억원이 넘는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모 교회 집사 신모(65·여) 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구태연 부장검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사기 혐의로 신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0.01.09 mironj19@newspim.com

대부업자인 신씨는 2016년 1월~2021년 7월 모 교회 교인 등에게 '기업을 상대로 긴급자금을 대부하고 정치자금을 세탁하며, 상품권·골드바 사업 등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거짓말해 53명으로부터 총 537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교회 집사로 활동하며 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각종 봉사 단체 및 장애인 단체에 후원과 봉사를 하면서 교인들의 신망을 얻은 뒤 이를 빌미로 교인들을 현혹해  이들로부터 투자금을 교부받았다.

신씨는 투자 초기에 약속한 기일에 고액의 이자를 정상적으로 지급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었고, 피해자들로 하여금 지급받은 이자 및 원금을 재투자하게 하는 방식으로 거액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이와 같이 편취한 돈으로 강남 유명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주하고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자녀의 해외 유학비, 명품 구입에 거액을 탕진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지속했다.

특히 그는 본인은 구속될 걱정이 없다며 교인들에게 집요하게 추가 투자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교인들이 망설이자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 '기도의 힘을 믿으라'고 압박하는 등 종교적 지위를 자신의 사익 추구에 이용했다.

피해자들은 평범한 직장인, 주부, 취업준비생 등으로 생활비, 노후 자금, 자녀학자금, 병원비 등을 투자했으며, 피해자 중에는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적금을 해약하고 카드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종교적 지위를 사익 추구에 이용하고,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서민들의 재산 증식 심리를 악용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 또한 극심한 중대 범죄인바,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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