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비로 꺾였던 인기 불황에 되살아나
탑텐·스파오, 작년 최대 매출
올해 전략 매장·타깃층 확대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친환경 바람으로 주춤했던 SPA 브랜드의 인기가 불황에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탑텐, 스파오는 작년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노재팬'으로 꺾였던 유니클로 매출도 크게 올랐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등 국내 SPA 브랜드와 유니클로의 합산 매출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겼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종로구 유니클로 매장. 2021.12.05 leehs@newspim.com |
SPA 브랜드는 자사의 기획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을 말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최신 유행을 반영한 상품을 빠르게 공급해 '패스트패션'이라고도 불린다.
친환경, 가치소비 바람으로 유행 상품을 소모적으로 소비하는 현상이 사라지며 SPA 브랜드의 매출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랜드그룹에서 운영하는 스파오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000억원대의 매출에 머물렀다.
SPA 브랜드의 부활은 경기침체와 함께 시작됐다. 고물가를 피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값의 SPA 브랜드 옷을 다시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탑텐은 지난해 전년(5850억원)보다 2000억원 가량이나 늘어난 7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대 매출을 썼다. 가전 매장, 병원 등으로 백화점과 아울렛을 벗어나 매장을 크게 늘린 영향도 있었다.
스파오 역시 작년에 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000억원대를 벗어났다. 스파오 공식 홈페이지와 무신사 등에서 온라인 판매에 집중한 결과 온라인 매출도 지난해 역대 최대로 1000억원을 기록했다.
'노재팬' 운동으로 타격을 입었던 유니클로도 다시 매출을 회복 중이다. 2022년 회계연도 기준(2021년 9월~2022년 8월)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액은 7043억원으로 전년(5824억원) 대비 20.9% 늘었다.
이 같은 수요 회복에 유니클로는 작년 12월 문을 닫았던 롯데몰 김포공항점의 문을 오는 3월에 다시 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도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올해 2월 누적 기준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소비가 양극단으로 나뉘면서 명품 소비 못지않게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는 SPA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에잇세컨즈 프리미엄 캐주얼 라인 '유니스'.[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
불황으로 인한 수요를 잡기 위해 올해 이들 4개 브랜드는 매장, 타깃층 확대에 집중한다. 탑텐은 올해 안에 매장 수를 626개까지 늘려 9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다.
2020년 스파오 키즈를 론칭하며 세대 확장에 나섰던 스파오는 올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세대별 대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동시에 해외 진출 준비에도 나선다.
에잇세컨즈는 이달 프리미엄 캐주얼 라인을 출시했다. H&M,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세컨드 브랜드를 만들어 타깃층을 넓힌 것처럼 카테고리를 다양화 해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