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인상 종료를 넘어 금리 인하 반영 시작"
올해 국고채 10년물 47.8bp↓...美 10년물은 37bp↓
"금리 내림세 가팔라...추가 금리 인상 여지 남아있어"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시장은 예전과 다른 반응이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며 국고채의 경우 기준금리인 3.5%를 하회했다. 채권시장이 이제 금리 인상 종료와 물가 하락에 중점을 두고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403%, 10년물은 3.332%로 집계됐다. 올해 첫 거래일엔 3년물이 3.782%, 10년물이 3.811%였으나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 직후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은 각각 3.369%, 3.3%로 급락하기도 했다. 3년물이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건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고채를 중심으로 채권금리가 내리면서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제 금리 인상 종료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경기 흐름과 금통위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시사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종료된 것으로 본다"며 "국고 3년 금리가 이미 3.50%를 하회한 것은 채권시장이 인상 종료를 넘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올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 변화 [자료=금융투자협회] 2023.01.16 rightjenn@newspim.com |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물가 둔화를 시사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가 커진 것도 한은의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주 미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상승세가 둔화됐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또한 하락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준 통화정책을 바라보는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상 속도의 불확실성에서 금리 인하 시기에 관심이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국채금리와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준다. 한은은 "2022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서 국고채금리는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 등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국채 10년물의 경우 올해 들어 47.8bp 하락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37bp 하락한 미 10년물 금리보다 내림세가 빠르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지만 최근 국고채 금리 하락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지적도 있다. 김지나 연구원은 "국고채 3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한 상황에서 추가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이 정도의 금리 수준이 오래되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 시기를 유추할 수 있는 시그널이 분명해져야 하지만 아직 그것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최종금리 3.75% 전망 의견도 나온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도 남아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된다면 한은의 금리 인상 압박은 커진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최종금리 기대치가 5% 중반을 상회하거나 원/달러 환율이 재차 급반등 시엔 한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인하를 통해 물가 불안이 재확산되거나 국내외 금융불균형 심화에 대한 우려로 섣부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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