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요한 기자 = 코스닥 상장사 비아트론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후공정(OSAT) '진공 오토 라미네이터' 장비 초도 물량이 국내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제조사에 공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장비는 FC-BGA 제작에 필요한 핵심 장비로 수주가 본격화될 경우 비아트론의 주력 매출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비아트론은 FC-BGA 핵심 장비 '진공 오토 라미네이터' 개발을 마치고, 최근 국내 FC-BGA 제조사에 장비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 규모는 소량에 불과하지만, FC-BGA 시장 확대와 더불어 고객사의 공급망 이원화가 이뤄질 경우 상당한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전기 신호가 많은 고성능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최근 전기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도 FC-BGA 적용이 확대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자료=삼성전기] |
IT 업계 관계자는 "FC-BGA는 기판이 밀착돼 와이어 방식 대비 적은 신호 손실과 빠른 전달력을 가지고 있다"며 "미세회로 구현, 대면적화, 층수 확대 등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FC-BGA 시장은 일본의 이비덴과 신코덴키가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와 대만의 유니마이크론, 난야 등이 그 뒤를 쫓고 있다.
FC-BGA 수요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한 설비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누적 기준으로 삼성전기는 FC-BGA 증설에 1조9000억원을 투자했으며, 후발주자인 LG이노텍(1조4000억원)과 대덕전자(5400억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기업들의 FC-BGA 총 투자금액은 4조원에 육박했다.
FC-BGA 설비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후공정 핵심 장비를 개발한 비아트론의 수혜도 점쳐지고 있다. 비아트론이 개발한 '진공 오토 라미네이터' 장비는 FC-BGA 기판을 제작할 때 불규칙한 표면에 적층(코팅)을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국내에서 자체 생산이 가능한 기업이 없어 일본의 니꼬 머티리얼즈(Nikko Materials)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비아트론은 데모 장비 제작을 완료했으며, 지난해 양산을 목표로 고객사와 장비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이번 장비 납품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 공급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 등 글로벌 진출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FC-BGA 생산라인 1개당 '진공 오토 라미네이터'의 매출 비중은 7~8%로 추정되며, 전세계 시장 규모는 1조원, 국내 시장은 3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장비는 대당 가격이 10억원대를 웃돌아 고가 장비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비아트론 관계자는 "신규 장비 관련해서는 비밀유지계약(NDA)이 걸려있어 언급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장비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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