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대상 안심소득 실험 유의미
"실험규모 최소 3200명은 필요해"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보편복지인 기본소득과 달리 저소득층이 타겟인 '서울시 안심소득'은 과학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실험이다."
지난 6일 뉴스핌은 '2022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 패널로 참석한 헤이키 힐라모 교수와 화상 연결을 통해 서울시 안심소득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핀란드 헬싱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인 그는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진행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을 이끌었다.
헤이키 필라모 핀란드 헬싱키대 교수. [사진=서울시] 정광연 기자 = 2022.12.08 peterbreak22@newspim.com |
그는 안심소득에 대해 "기본소득처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저소득층만을 타겟으로 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구 수, 가구의 수, 가구의 유형 등 변수가 다양한 것에 반해 실험 규모가 너무 작다"면서 "지금의 실험 규모인 1600명 정도로는 왜곡 없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실험군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최소 지금의 두 배 정도 인원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힐라모 교수는 이미 핀란드에서 장기실업자 2000명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실험의 목표는 소득 수준, 행정 처리 등 어떤 조건도 없이 오로지 기본소득을 제공함으로써 시민의 '근로의욕 고취'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무조건 기본소득은 참여자들의 근로의욕에 대해 뚜렷한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기본소득을 수령한다고 하더라도 취업을 기피하거나 혹은 더 열정적으로 취업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목표가 아니었던 '웰빙'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설문 결과 기본소득 수령자들은 ▲사회적 신뢰 ▲미래에 대한 자신감 ▲스트레스 ▲인지 기능 등 삶의 모든 측면에 대해 대조군보다 훨씬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심소득은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미래복지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새로운 복지정책 도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검토하기 위한 정책실험의 성격을 갖는다. 재산의 소득 환산, 부양의무자, 근로능력 유무 입증 등 선정기준이 까다로운 기존 복지제도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지원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국제 사회와 안심소득, 기본소득 등 사회보장제도 실험의 과정 및 결과 등을 공유하고 국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사업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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