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근로 영향 없어
"인간 존엄성 위해 소득보장 되야"
"기초생활수급제 대체할 복지 필요해"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근로 의욕을 꺾지 않고 자신의 빈곤을 되새기지 않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을 고민하다 나온 것이 바로 '안심소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오후 DDP 아트홀 2관에서 열린 '2022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 참석해 직접 세계 석학들과 소득보장 실험과정과 정책에 대한 토론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2022년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서 토론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2022.12.06 mrnobody@newspim.com |
안심소득은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미래복지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새로운 복지정책 도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검토하기 위한 정책실험의 성격을 갖는다. 재산의 소득 환산, 부양의무자, 근로능력 유무 입증 등 선정기준이 까다로운 기존 복지제도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지원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오 시장은 "핀란드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노동의욕을 고취하는 효과가 없었는데, 안심소득은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면서 "기본소득의 단점은 보완하면서 수급자가 빈곤으로 자존심의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안심소득'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실험군을 다양화하면 좋겠지만 예산 등 한계가 있어 그렇게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그래도 신중을 기해 설정한 실험 틀에서 사업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다각도로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희망한다"면서 "
아울러 "소득 양극화가 더욱 커지고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현 상황을 타개할 새로운 복지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안심소득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어 국제 사회에 당당히 결과물을 내놓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득보장제 시장모임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터브스 전 스톡턴 시장은 숫자에 기반한 완벽을 기하기 보다는 '가치'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 개의 기본소득 실험은 소득보장이 사람들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적 문제의 상당부분은 경제적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에서 비롯된다"면서 "시민들에게 소득을 보장하고 돌봄, 예술 행위 등으로 일에 대한 정의가 확장되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실험 데이터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득보장은 '가치'의 문제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돈을 벌어야한다는 전제는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을 이끈 헤이키 힐라모 교수는 2017년부터 2년간 시행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 내용을 공유했다. 그는 "핀란드 실험은 시장 참여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신체적·정신적 '웰빙'에는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족한 실험 예산과 이에 따른 부족한 실험의 정밀성과 규모 등을 한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별복지의 한계를 지적하며 안심소득 실험을 지지했다. 그는 "기초생활보장제와 같은 선별복지가 복지사각지대를 만든다. 창신동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면서 "문제 많은 기초생활보장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박정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안심소득의 혁신성과 실현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미래 복지제도로서의 기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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