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인사제도로 연공서열 없애고 40대 부사장 등장
"ESG경영 후 여성이 수장으로 가는 공감대 형성"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승진 후 단행한 첫 임원 인사에선 30·40대 젊은 임원과 여성이 승진 대상자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나서며 지속 가능한 환경과 사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임원 인사에서도 외국인과 여성을 다수 승진시키며 ESG 평가 지표가 되는 조직원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또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연공서열을 타파하는 대대적 인사제도 혁신안을 마련한 가운데, 40대 부사장, 30대 상무 등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 역시 이번 임원인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40대 부사장 2명, 30대 상무 2명 승진
6일 삼성전자는 부사장과 상무, 펠로우, 마스터에 대한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선 삼성전자 부사장 59명, 상무 107명, 펠로우 2명, 마스터 19명 등 총 187명이 승진하며 지난해에 비해 승진자는 감소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여겨볼만 한 대목은 40대 부사장, 30대 상무 등이 각각 두 명씩 배출됐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삼성전자는 새 인사제도를 통해 과거 연한을 채워야 직급이 올라갔던 커리어벨(CL)제도가 사실상 폐지됐다. 위계질서 중심의 기업 문화에서 탈피해 나이와 직급을 뛰어넘는 수평 문화를 안착하겠다는 취지였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문성훈 DX부문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1그룹장(부사장)은 48세로 갤럭시S시리즈, 폴더블폰 등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개발을 주도하면서 신규 기술개발에 기여하는 등 모바일 비즈니스 성장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정원 DS부문 S.LSI사업부 Modem개발팀장(부사장)역시 45세로 모뎀시스템 전문가로 모뎀 알고리즘 개선 및 설계 최적화 등을 통해 5세대이동통신(5G) 모뎀 성능 향상 및 모뎀 제품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배범희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H/W기술그룹 상무, 이병일 DS부문 메모리사업부 Flash PA1팀 상무 등이 30대로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물을 과감하게 발탁해 젊은 리더가 다수 배출됐다"고 설명했다.
◆여성·외국인 발탁..."다양성·포용성 갖춘 조직문화"
여성과 외국인에 대한 발탁도 이어졌다. 올해 임원으로 승진한 여성은 9명, 외국인 2명 등 총 11명으로 여성과 외국인에 대한 임원 승진 흐름은 2018년 11명, 2020년 19명, 2021년 17명 등으로 이어졌다.
전날 사장단 인사에선 이영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총수 일가를 제외하고 삼성전자에서 처음으로 여성 사장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는 점 역시 삼성전자의 의미 있는 변화다. 이영희 사장은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에서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급 이하 여성 임원 승진자를 사업부문별로 보면 DX부문 6명, DS부문 3명이다. 이금주 DS부문 반도체연구소 D램공정개발팀(상무)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이 신임 부사장이 D램 공정개발 전문가로 수세대에 걸쳐 공정 미세화 한계 극복을 위한 신공정개발 및 개발 제품 양산성 확보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 ▲안희영 DX부문 VD사업부 Service PM그룹장 상무 ▲한글라라 DX부문 VD사업부 구매3그룹장 상무 ▲손영아 DX부문 중남미총괄 코스타리카지점장 상무 ▲왕지연 DX부문 MX사업부 CX전략그룹장 상무 ▲김세진 DX부문 MX사업부 마케팅전략그룹장 상무 ▲안주원 DX부문 경영지원실 기획팀 전략그룹 상무 ▲강보경 DS부문 S.LSI사업부 Design Platform개발팀 상무 ▲송보영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D램 PIE2그룹 상무 등이 여성 임원으로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을 둔 혁신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과 외국인 발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ESG 경영을 강조하며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이사회 임원에 여성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들이 수장의 역할을 많이 하진 못했다"면서 "점차 ESG가 이사진 구성의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여성이 멤버에만 머물지 않고 CEO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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