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스태그플레이션 부채 위기의 심각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5일(현지시각)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기고에서 지난 수 십 년 간 이어진 적자와 차입, 레버리지로 인해 이제 세계 경제가 전례 없는 경제, 금융 및 부채 위기의 집합체를 마주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 [출처=루비니 웹사이트] |
그는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민간과 공공 부문이 모두 막대한 부채를 쌓았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및 공공 부문 부채 비율은 지난 1999년 200% 수준에서 작년에는 350%로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만 부채 비율은 420% 정도로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는 차입자 상당수가 지급불능 상황이었음에도 저금리가 이러한 좀비들을 떠받쳤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파산 위기였던 많은 기관들이 통화 완화 정책과 금융 지원으로 구제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초저금리 통화정책 및 재정, 신용 정책으로 결국 인플레이션이 초래됐고, 이러한 좀비들이 이제는 막대한 채무 상환 비용을 치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루비니 교수는 또 공급망 차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의 코로나 방역 관련 시위 확산 등 성장을 가로막는 여러 여건들 속에서 지난 2007년~2009년 위기 당시처럼 중앙은행이 단순히 금리 인하만으로 수요를 되살리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8년 금융위기나 코로나 팬데믹 초반과 달리 느슨한 거시 정책을 통한 단순한 구제 금융만으로는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각한 금융 위기에 더해 깊고 오랜 침체가 이어지는 경착륙이 초래될 것"이라면서 "경제 위기와 금융 붕괴가 서로를 잡아먹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