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협회 등 화주단체 기자간담회
안전운임제 관련 "정부개입 타당하지 않아"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민주노총 공공운송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집단 운송거부(총파업)가 7일째 이어지면서 시멘트업계를 비롯해 철강, 석유화학 등 피해액 규모가 집계되는 3개 업종의 피해액만 1조15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화주단체 측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타격 등을 우려하며 정부의 시멘트업 운수종사자에 대한 업무개시 명령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사료협회 등 7개 화주단체들은 30일 오전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안전운임제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오전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화주단체 기자간담회'에서 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가운데)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주홍 수석본부장, 대한석유협회 정동창 부회장, 한국시멘트협회 이창기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 한국철강협회 허대영 본부장, 한국석유화학협회 김평중 본부장, 한국사료협회 조정래 전무. [사진=한국무역협회] |
화물연대는 올해말 일몰 예정인 안전운임제를 지속해서 시행하고 적용 품목도 철강재와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거리에 따라 최소 운임을 정하고 이보다 적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물차주를 처벌하는 제도인데, 정부는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품목에 대해선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되 그 외의 품목 확대는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가장 피해가 큰 업종은 시멘트 업종이다.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은 "시멘트 공급은 건설현장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건설현장의 반 이상이 중단됐다"면서 "파업이 지속될 경우 시멘트 저장 공간이 부족해 이번 주말이 지나면 생산 라인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멘트업계 출하량은 10% 미만으로 떨어졌고, 피해규모는 약 8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철강업계 출하차질은 총 60만톤으로 금액은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허대영 한국철강협회 본부장은 "철강업계는 지난 9월 태풍 수해를 입고 수급하는 상황에 운송거부까지 겹쳐 우려가 크다"면서 "철강은 기초 소재이기 때문에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연관 업계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협회의 경우 28일부터 차질이 발행새 일평균 출하량 7.4만톤(약 970억원)의 30% 수준만 출하가 되고 있는 상황으로 일 평균 피해액 규모는 680억원으로 현재까지 피해액은 총 2720억원이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합협회 본부장은 "현재 석유화학 업계는 상황이 좋지 않아 가동률이 80% 최저 수준인데, 만약 화물연대 파업으로 가동률이 더 떨어지게 되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한다"면서 "공장을 한번 껐다 켜는데 2주가 소요되고, 이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자동차업계는 로드운송을 통한 비상대응으로 관련 물류비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루 평균 4억원의 부담이 발생하고 있는 한편 신차 로드운송으로 품질 저하 및 고객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화주단체 측은 안전운임제에 대해서도 즉각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이 분야는 시장실패 영역도 아니고, 정보비대칭 보완 측면에서도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화물운송은 택시나 버스 등과 같이 공공성과도 다르기 때문에 화물차 운임료 결정에 대한 정부 개입은 다양한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업무개시 명령에 대해서 정 부회장은 "업무개시 명령은 피해 확인됐을 때 내리는 것이 맞지, 피해가 예상된다고 내린다면 공권력 남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률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