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오늘(8일) 오후 시작될 미국 중간선거에 중국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국 관계 갈등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민주당, 공화당 중 어느 쪽이 승리해도 대중 정책에 큰 변화가 없겠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만 일각에서는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대중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류웨이둥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정치연구실 부주임은 중국 매체 제몐(界面)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양원을 다 장악하게 될 경우 미국 의회의 대중 압박 강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심지어는 '비(非)이성적이고 황당한' 법안까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이성적이고 황당한 법안을) 반드시 시행하지는 않더라도 공화당은 이러한 법안들을 통해 '우리는 매우 강경하다'는 입장을 드러낼 것이고, 그로써 조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며 더 많은 유권지들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신보 푸단대학교 국제문제연구원 원장 역시 비슷한 관점이다. 그는 "대중 문제에 있어 공화당은 '극단적 강경파'"라며 "공화당은 양원을 장악한 뒤 관련 법안을 만들어 바이든 정부로 하여금 강경 정책을 취하게 할 것이다. 미국의 대중 정책은 더욱 도발적이고 대항적인 성격을 띄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위기에 몰린 바이든 정부가 공화당 주도의 의회로부터 압박을 받을 경우 대중 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이란 논리도 펼치고 있다. 류 부주임은 "공화당이 국회를 장악하면 바이든 정부의 국내 의사일정 추진 능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바이든은 국제 문제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류허핑 중국 국제정치 전문 평론가는 "민주당과 공화당 간 싸움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 수준으로까지 치달았다"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양원에 대한 지배권을 잃게 되면 바이든 본인만 '레임덕'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정, 특히 경제와 민생 관련 정책이 정체 상태에 빠지게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정부가 국내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돌파구를 찾기 힘든 만큼 내부의 관심을 외교 분야로 돌리고자 할 것이고, 그 우선 순위가 대중 정책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류허핑은 "향후 민주당과 공화당, 의회와 백악관 모두 외교 문제에 정력을 쏟으면서 외교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러한 영향은 주로 두 개 방면, 하나는 대중 정책과 대만 문제에, 다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중 대중정책과 관련, 류허핑은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과 대만 문제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회와 백악간 사이에 이견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부분"이라며 "따라서 민주당이 양원에 대한 주도권을 잃게 된다면 중미관계, 특히 양안관계에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이 장악한 양원은 중미관계와 대문 문제에 있어 민주당보다 더욱 강경하고 급진적인 법안을 제정, 바이든 정부를 압박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 역시 자신이 '겁쟁이'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그러한 법안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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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 "미국과 중국이 최근 대만 문제에서부터 반도체·인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며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중 한 곳이나 양원 모두 장악할 경우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댜오다밍 인민대학교 국제대학원 부교수는 SCMP에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차지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상원마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비롯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이 양원 중 한 곳이라도 장악하게 될 경우 정부와 의회가 분열돼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정책을 펼치는 데 상당한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댜오 부교수는 특히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되면 이미 문제를 안고 있는 미중 관계에 불확실성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화당이 중국 내정 개입·대만문제 선전·보호무역주의 심화 등의 문제에 있어 백악관의 대중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공화당이 중간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중국이 가하는 군사적·경제적 위협에 집중하겠다"면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졌는가를 조사하는 하원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중국기업의 미국기업 지식재산권 탈취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댜오 부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2년간 미중 경쟁 구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인도태평양 경제 체제를 촉진하고 국가 안보 전략에 명시된 의제에 따라 강대국 경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단대학교 미국학센터 신창 교수 겸 부국장 역시 비슷한 관점이다. 그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미국 정책의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특히 트럼프를 포함한 공화당이 2024년에 복귀한다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경쟁은 계속 심화하고 긴장은 계속 고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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