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대세...정유업 투자 대신 신사업 투자
저탄소 에너지 및 친환경 개발 사업 박차
블루수소, 블루암모니아 공급 연구개발 등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정유사들이 탈(脫) 정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G(환경 ·사회·지배구조) 기반에 따른 탄소중립 강화로 고도화 설비 등 정유사업에 대한 투자는 전면 중단하고, 신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호조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국내 정유사들은 수소사업, 재활용사업, 2차 배터리 사업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유사업에 대한 투자계획 대신 재활용 등 미래 먹거리 사업투자를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ESG 강화 추세 속에서 정유업계는 탄소중립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정유업계가 탈정유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
SK이노베이션은 그린사업 중심으로 기업 정체성을 바꾸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Green Energy & Materials Co.)'로 변모해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무탄소·저탄소 에너지, 순환경제 중심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과 폐기물·소재의 재활용(Recycle) 등에 초점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기업 아모지(Amogy)와 기술협력에도 나서고 있다. 계열사 SK지오센트릭은 오는 2025년까지 울산에 21만5000㎡(약 6만5천평)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유망 기업 지분투자, 기술 및 사업 협력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DL이앤씨와 함께 '탄소저감 친환경 건축소재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친환경 건축소재 사업(CCU)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친환경 탄산화제품으로 만든 시멘트, 콘크리트 등을 건축 및 토목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또 총 4000억원을 투자, LNG와 블루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발전 자회사 현대E&F를 설립하고 집단 에너지사업 인허가를 취득했다. 현대E&F는 연료로 LNG뿐만 아니라 대산공장에서 생산한 블루수소를 30%까지 투입할 수 있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덴마크의 할도톱소(Haldor topsoe)와 친환경 연료인 이퓨얼(e-fuel)에 대한 연구개발 협력을 추진중이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얻은 뒤 이산화탄소 등과 혼합해 만든 신개념 합성연료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원유를 한 방울도 섞지 않았으면서도 인공적으로 휘발유나 경유와 비슷한 성상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포집해 반복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S-OIL)은 신사업 분야 중에서 특히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수소 산업 전반에서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초 에쓰오일은 사우디 아람코와 석유화학 신기술(TC2C), 저탄소 (lower carbon) 미래 에너지 생산 관련 연구개발(R&D), 벤처 투자 등 대체 에너지 협력 강화 MOU 등을 체결했다. 특히 블루수소, 블루암모니아의 국내 도입과 공급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에쓰오일은 수소 생산, 탄소 포집 관련 신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탄소중립 연료인 이퓨얼(e-Fuel) 연구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관련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오는 2050년 탄소배출 넷제로(Net Zero) 달성을 목표로 탄소경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수소 산업 전반의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