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국내 정유 7개사 '안정적' 전망
"과거대비 높은 유가와 정제마진 유지"
한기평, 에쓰오일 'AA/긍정적' 상향조정
S&P, SK이노 공격적 투자...하방압력 우려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정유사들의 신용등급이 개선되고 있다.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최대실적을 거두면서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생산 등을 병행하고 있는 정유사에 한해선 공격적 투자에 따른 고정비용 증가로 신용등급 하락 우려도 나온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SK이노베이션(AA), 에쓰오일(AA), GS칼텍스(AA+), 현대오일뱅크(AA-) 등 국내 정유 7개사에 대해 모두 '안정적(Stable)'전망을 내놨다.
[서울=뉴스핌] 표=나신평 |
나신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로나19 제한 조치 완화로 가솔린, 경유, 항공유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타이트한 원유와 석유제품 수급상황이 지속되면서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유가와 정제마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운전자금 부담확대로 인한 현금흐름 위축으로 정유사들의 재무안정성 수준은 영업이익 대비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나신평은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해까지 투자소요로 부족자금이 발생해 신규투자설비의 상업가동에 따른 재무부담 완화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호용 나신평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정유사들의 향후 투자자금 소요 및 자금조달 방안, 재무안정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영업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재무적 대응력이 크고, 정제마진 강세로 견조한 현금창출과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에쓰오일에 대해 국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S&P는 "주력 상품의 스프레드 회복을 바탕으로 업황 변동성에 대비한 충분한 수준의 재무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에쓰오일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도 열어놨다.
3D로 제작된 원유시추기와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S&P는 자회사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선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부정적' 등급을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의 현재 신용등급은 'BBB-(부정적)'다.
S&P는 지난 2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석유 사업 실적은 변동성이 높고 지정학적 이슈에 영향을 받고 있어 호실적이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구조적으로 레버리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SK온은 올 2분기에 매출 1조2880억원과 영업손실 3266억원으로 적자 폭을 확대했다.
특히 신평사들은 정유사의 실적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석유제품 수요 감소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재무적 운전자금 부담, 현금흐름 저하는 우려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높은 유가가 장기화되거나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가 상승시 재무적으로는 운전자금 부담 확대와 현금흐름 저하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