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인근 공사장 지반침해로 유치원 기울어
"집중호우 상황·유치원 부실시공도 참작해달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18년 9월 발생한 서울 상도 유치원 붕괴 사고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시공사 측이 4년 만에 열린 첫 재판에서 관리를 부실하게 했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판사는 8일 건축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종합건설사 등 시공사 4곳과 현장 총괄책임자 등 6명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018년 9월 7일 오전 서울 상도동 공사현장에서 지반이 무너지면서 인근에 위치한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있다. 2018.09.07 leehs@newspim.com |
이날 A사 측 변호인은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당시 집중호우가 왔고 유치원 측의 부실시공도 있었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해달라"며 시공사에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8년 8월 말까지 안전 계측상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집중호우로 비가 200mm정도 왔고 다시 계측을 한 날 당일 붕괴가 일어나 조치할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상도 유치원 사고는 2018년 9월 6일 밤 11시 경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 다세대주택 공사장 내 흙막이가 무너지는 지반침해 현상으로 발생했다. 야간 시간대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여파로 인근 상도 유치원 건물이 10도 가량 기울었고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건물 철거 작업이 진행됐다.
검찰에 따르면 현장 책임자들은 상도 유치원에 인접한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 굴착 작업을 진행하면서 비탈면 붕괴와 토사물 유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또 건설업을 등록하지 않은 업체에 하도급을 주고 다른 토목기사 명의를 빌려 공사에 참여하는 등 산업안전보건법과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등 혐의도 있다.
검찰은 사건 발생 약 3년 만인 지난해 11월 현장 책임자들을 불구속 기소하고 시공사들은 양벌 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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