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충격적', '잔인', '구닥다리'...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쏟아져 나온 반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서 월가 애널리스트들에 이르기까지 시장은 예상을 크게 웃돈 6월 물가상승률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022.07.14 koinwon@newspim.com |
그도 그럴 것이 6월 CPI 상승률은 9%에 이를 것이라는 월가 전망치 최상단도 뛰어넘으며 9.1%에 이르렀다. 지난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에 최고치로 5월 수치(8.6%)도 0.5%포인트나 웃돈 수준이다.
예상을 웃돈 수치에 6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빠르게 후퇴했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6월 배럴당 5달러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6월 인플레 정점론'에 힘을 실어준 근거였다.
6월 시장 컨센을 크게 웃도는 CPI 수치가 나오기 전 백악관이 6월 수치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거나 바이든 미 대통령이 수치 발표 직후 6월 수치는 "구닥다리(out-of-date)"라고 비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으며 언제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는 만큼 인플레 정점론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리온 어드바이저솔루션의 러스티 베네먼 수석 투자 전문가는 이같은 이유로 "인플레이션 정점(peak inflation)을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픽싱 시장 트레이더들 향후 3개월 8% 넘는 고물가 예상
인플레이션 스왑 시장의 트레이더들 역시 향후 3개월 8%넘는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물가연동국채(TIPS) 등 인플레이션 관련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픽싱 시장 트레이더들은 7월과 8월에는 CPI 상승률이 각각 8.6%와 8.3%를 기록하고 9월에는 8.2%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3개월 더 8%가 높은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매체는 지난 1년 픽싱 시장의 CPI 전망치가 가장 정확한 편이었다고 전했다.
예상을 웃도는 수치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보다 공격적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강화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전망도 확대되며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80% 넘게 반영했다. CPI 발표 전 9%에 머물렀던 데에서 급격히 올랐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이 점점 더 고착화하고 있으며 연준은 물가 안정에 전념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8%를 넘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연준은 금리 인상 계획에 더 공격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CPI 지표가 나오기 전까지 7월 0.75%포인트, 9월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던 시장에서 이제 7월과 9월 각 0.75%나 그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기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의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그는 "주식시장이 2024년까지 완전히 회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 때문에 투자들은 주가가 장기간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뉴노멀에 적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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