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미국과 영국의 정보·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중국의 위협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6일(현지시간) 켄 맥컬럼 영국 보안국(MI5) 국장과 첫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서방 경제와 국가 안보에 가장 크고 장기적인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오른쪽)과 켄 맥컬럼 영국 보안국(M15) 국장이 2022년 7월 6일 런던의 MI5 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AP통신] |
레이 국장은 "중국 정부는 사이버 공격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서방의 기술을 훔치고 시장을 지배하는 데 이를 사용할 것"이라며 "서방의 경제, 제도, 민주주의 가치를 보호하려면 (중국의) 위협에 반드시 저항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두 기관은 중국에 대한 방첩 활동을 강화했다. 미국은 12시간마다 중국과 관련한 새로운 방첩 조사를 진행 중이며 영국도 중국의 의심스러운 활동에 대한 단속을 지난 2018년 대비 7배 이상 늘렸다.
맥칼럼 MI5 국장은 "중국은 서방의 민주주의, 언론, 법률 시스템을 악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데 관심이 많다"며 "중국은 전 세계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추상적으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실제적이므로 우리는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도 언급했다. 레이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높인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대만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대만을 강제로 점령한다면 이는 비즈니스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대만 침공의 여파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 기업의 손실(590억달러)보다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과 거래에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레이 국장은 기업들을 겨냥해 "중국은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고 있는데 여러분도 그래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중국은 대만 점령에 따른 국제 제재에 맞서 자국 경제를 보호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분노를 살 행동을 하고 받을 제재의 충격을 줄이려 한다"고 부연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바이두] |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미국의 정치인들은 시종일관 중국의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며 "중국을 모함하고 공격하는 미국 정보 수장의 발언에는 냉전 사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이 충만하다"고 비판했다.
류펑위(劉鵬宇)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미국 정치인들은 중국의 이미지를 더럽히고 중국을 위협적인 나라로 그려왔다"라며 "미국이야말로 대대적인 사이버 감시를 멈추고 사이버 공간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u121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