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르포] 물가 상승률 6%대로 치솟았다더니…장바구니엔 '떨이·실속상품'만

기사입력 : 2022년07월05일 15:56

최종수정 : 2022년07월05일 15:56

물가 오름세 지속…식재료 값도 올라
'특가·할인' 코너에 손님↑, 짠테크 열풍
대형마트, '최저가 정책' 승부수 띄워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세 아이를 키우는 오 모(45세) 씨는 최근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간이 두배 가량 늘었다. 오 씨는 "채소 하나 사려고 했는데 가격을 보니 물건 사기가 고민된다"며 "고기 같은 경우는 장바구니에 담을까 말까 수십번 더 고민하죠"라고 말했다.

홀로 사는 김 모(60세) 씨는 세일 상품이나 이른바 '떨이' 위주로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잘 팔리지 않는 제고 제품들을 절반 가량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혼자 살다보니 매번 대용량의 제품을 사는게 부담스럽다"라며 "장을 볼때마다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세일 상품이나 이른바 '떨이' 위주로 제품을 보고 산다"고 말했다.

5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는 통계청 발표를 듣고 서울의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잠실점을 찾았다.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알뜰할인 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할인 팻말이 붙지 않은 일부 공산품 코너 대신 '절호의 특가', '알뜰 할인', '물가안정 최저가 도전'이라는 팻말이 붙은 식품 판매 코너에는 손님들이 비교적 몰렸다. 약간의 하자가 있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들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서다.

5일 오전 홈플러스 잠실점에 위치한 알뜰구매 코너가 텅 비어있다. [사진=송현주 기자]

실제 특가 상품, 이월 상품 등 '떨이' 상품을 찾는 알뜰 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고품질의 상품만 찾던 소비자들이 품질이 다소 떨어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어서다. 에너지·원자재를 비롯한 외식·농축산물·전세 등 모든 분야의 가격 오름세가 지속된데다 유례없는 폭염으로 식자재 값이 급등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도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 오르며 전월(4.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돼지고기(18.6%), 수입소고기(27.2%), 배추(35.5%), 수박(22.2%)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5일 오전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육류 세일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송현주 기자]

마트에서 육류를 판매하고 있는 강 모(58세)씨는 "최근 고객들이 고기값이 왜이렇게 올랐냐고 자주 묻는다"라며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다소 난감한 상황이다. 마감 세일 등 시간을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 모씨(52세)는 "외식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비중이 높아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자재 값이 너무 오르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외식 물가도 상승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자들이 몸소 느끼는 체감물가도 기대 인플레이션율에 그대로 반영됐다. 한은의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5월(3.3%)보다 0.6%포인트나 올랐다.

5일 오전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소비자들이 마감 세일에 들어간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송현주 기자]

업계는 물가가 치솟다보니 이른바 '짠테크(짠돌이+재테크)'족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들 역시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자 지갑이 닫힐까 우려되자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최저가 정책'을 앞세워 할인 경쟁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올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주요 유통업계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오프라인 전체 유통업계 매출액에서 대형마트 3사(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5.7%를 기록했다. 편의점 3사(GS25, CU, 세븐일레븐)의 비중인 15.9%에 처음으로 밀려난 것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고물가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물가가 거세게 오르고 있다보니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앞으로 이러한 짠테크 소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할인 및 최저가 정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hj100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