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화우행...다수 로펌 러브콜
로펌들 금융당국 고위급 인사 영입 경쟁 불붙어
금융사 법률자문에 수백억...방패 마련 분주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사상 처음으로 검찰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하면서 금융권 안팎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대형 로펌들이 전직 금융당국 수장 영입에 나선 한편 금융사들은 법률 자문에 수백억대 비용을 쓰고 있다. 금융권에 '사정 칼날'을 예고하면서 방패를 두텁게 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오는 9월 법무법인 화우에서 고문을 맡는다. 여러 대형 로펌에서 최 전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화우가 특히 더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은 2017년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나 라이나생명 사회공헌재단인 라이나전선기재단 이사장과 율곡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6.20 yooksa@newspim.com |
행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서 요직을 거쳤다. 33년간 공직생활을 바탕으로 금융산업과 규제에 대한 이해가 깊고 인맥이 넓어 다수 로펌들의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금융당국 수장의 로펌행이 처음은 아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법무법인 지평에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전 금감원장은 법무법인 율촌으로, 진웅섭 전 금감원장은 광장으로 갔다.
특히 최근 들어 로펌들의 당국 고위급 인사 영입에 불이 붙은 분위기다. 새 정부 들어 금융권에 칼을 겨누면서 이들의 방패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대형 로펌에 근무하는 전직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최근에도 금감원 팀장급 2명을 영입했다"며 "로펌들이 금융범죄 수사나 규제 대응 관련 조직을 새로 꾸리면서 인사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칼날이 향한 금융사 내부 분위기는 더 삼엄하다. 자체 법무팀만으로 소화할 수 없는 횡령 사고나 당국 검사, 소송 이슈 등이 쏟아지면서 로펌에 손을 내미는 일이 많아졌다.
시중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들은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옵티머스 등 일련의 펀드 사태와 내부 횡령 사고에 이르기까지 각종 법률 이슈로 로펌에 수백억원대 자문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금융사 군기 잡기'에 대한 공포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취임했고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금융·증권범죄합동수단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원장은 검찰 시절 대표적인 금융·조세 범죄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취임 직후 라임·옵티머스 사태 재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이은 금융권 횡령 사건을 두고 내부통제 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 금융권을 너무 내버려뒀다고 보는 게 현 정부의 기본적인 스탠스"라며 "조용한 관료 출신(금융위원장 후보자)이나 학계 출신(금융위 부위원장)보다 '센캐'(센 캐릭터)를 금감원장으로 보냈으니 감독당국을 중심으로 칼을 휘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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