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여파, 광고·전자상거래 등 주요 부문 매출 둔화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빌리빌리(嗶哩嗶哩·BILI, 09626.HK)가 올 1분기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늘렸지만 적자 역시 키우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중궈정취안바오(中國證券報) 등 보도에 따르면 빌리빌리는 지난 9일 밤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50억 5400만 위안(약 9559억 원), 순손실은 22억 84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빌리빌리의 1분기 순손실은 전년 동기의 9억 400만 위안 대비 152% 확대된 것으로 1분기 순손실이 10억 위안을 넘어선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당초 시장은 빌리빌리의 1분기 적자 규모가 18억 3300만 위안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사진=바이두(百度)] |
각 사업 부문의 실적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했다. 먼저 1분기 광고부문 매출은 10억 41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것인데, 2021년 1분기 234%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증가폭이 대폭 축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광고주들의 광고 의뢰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빌리빌리 수익 창출에 기여도가 컸던 게임 사업도 부진했다. 1분기 게임 사업 매출은 13억 58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에 그쳤다.
전자상거래 및 기타 사업 매출은 6억 33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분기 230%의 증가율에서 대폭 쪼그라든 것이다. 이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빌리빌리 측은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 대해 자동 환불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5월 물류가 회복됨에 따라 전자상거래액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1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와 일별활성이용자수(DAU)는 증가했다. MAU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2억 9400만 명, DAU는 32% 늘어난 7940만 명으로 집계됐다. 유료 회원수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며 201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빌리빌리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2분기 매출이 48억 5000만~49억 5000만 위안 수준일 것이라는 게 빌리빌리 측 예상이다. 2분기 매출 전망치를 1분기보다 낮게 잡은 것은 시장에 대한 부족한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다수 기관들 역시 잇따라 빌리빌리 매출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선완훙위안(申萬宏源)은 빌리빌리의 올해 매출 전망치를 당초의 253억 3300만 위안에서 230억 4600만 위안으로 낮췄고, 둥아오(東吳)증권 역시 종전의 263억 위안에서 235억 위안으로 하향 조정했다.
자오상(招商)증권은 "판매 및 마케팅 비용 지출에 있어서 빌리빌리가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연구개발(R&D) 비용이 증가했다"며 "영업손실률이 33.2%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판매 및 마케팅 비용은 12억 54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반면 R&D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10억 900만 위안에 달했다.
판신(樊欣) 빌리빌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월 빌리빌리가 올해부터 비공인회계기준(NON-GAAP) 영업손실률을 전년 동기 대비 줄일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현실은 목표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분기 실적 악화 소식은 빌리빌리 주가에도 큰 충격을 줬다. 실적이 발표된 9일 미국 증시에서 빌리빌리 주가는 15% 가량 급락했고 10일 오후 2시 20분(현지 시간) 기준 홍콩 증시에서도 8%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한편 홍콩계 증권사 CLSA는 빌리빌리의 올해 및 내년 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1억 5300만 위안, 5600만 위안씩 하향 조정하면서도 목표 주가는 현재의 25.3달러 대비 8.7% 높은 27.5달러로 제시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