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신 기자간담회서 불출마 선언
"정치에 기웃거릴 생각 없어" 일축
강원도 춘천 고향…지역사랑 남달라
작년·올해 총 6차례 강원도 현장 방문
코로나19·우크라 사태 해결에 최선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오는 6월 1일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유력 강원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치에 관심없다"며 사실상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3일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인 참여는 어떠시냐는 질문에 "사실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다. 2년 전에 국회의원 나오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안 했고 지난번에 고향에서 도지사 나오라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제가 그냥 정리를 깔끔하게 정리했다"면서 "경제 관련해 (공직생활) 37년을 했고, (앞으로) 뭘 해야될지 아직은 저도 거기까지 생각을 안해봤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있는 데서 잘 마무리하는 것만 한다는 생각을 하겠다. 경제 영역에서 평생을 했던 경력에 비춰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별로 정치에 대해 기웃거릴 생각이 저는 없다"고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2.04.13 yooksa@newspim.com |
강원도 춘천이 고향인 홍 부총리의 강원도 사랑은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한 해 동안 강원도를 네 차례 현장 방문해 도정을 살폈고, 올해 들어서도 벌써 두 번째 강원도를 찾았다. 특히 명절때마다 지인들에게 강원도 춘천의 명물인 닭갈비를 선물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오는 6월 1일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강원 도지사를 한차례 지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3선 원주시장을 지낸 원창묵 시장 등과 함께 강력한 강원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다. 실제 지역 여론조사에서 홍 부총리는 이들 후보와 오차범위를 왔다갔다하며 접전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강원도지사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기재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원도지사 출마설'에 대해 "36년째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쉼없이 달려가는 것 외엔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불출마를 시사했다.
이어 지난 11월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는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해 한 차례 더 출마설을 일축한 바 있다. 당시 홍 부총리의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설이 돌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의 성공을 위해 임기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역할을 다해달라"고 주문한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열린 외신 기자간담회에서도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답해 사실상 강원도지사 출마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4일 강원도 양양군 소재 차세대 기초과학 연구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양랩을 방문해 지하연구시설을 시찰하며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2.03.04 jsh@newspim.com |
정치권, 기재부 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강원도지사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확진자수가 급격히 늘면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지원 등 재정당국의 역할이 커졌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망 악화, 금리 인상,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대외요인까지 겹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출마 의사를 완전히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각에서는 전국민재난지원금 등을 놓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수차례 마찰을 빚으며 민주당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더욱이 지역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한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공직선거법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에 의하면 공무원 등 공직자가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90일 전 사퇴해야 입후보 자격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홍 부총리가 강원도 지사 후보에 나서기 위해서는 공직자 출마 시한인 3월 2일 이전에 부총리 직에서 물러났어야 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홍 부총리가 부총리 임명 당시부터 인생 이모작으로 강원 도지사 꿈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당내 있었다"고 귀띔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