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戰에 국내 게임사 선긋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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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戰에 국내 게임사 선긋기, 왜?

기사입력 : 2022년03월22일 07:08

최종수정 : 2022년03월22일 08:52

크래프톤 '배그' 동유럽리그 연기 "선수 안전 위함"
'3N' 대러제재 동참 없어..."업계 입장선 부담"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게임사들이 속속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국제 정치적 사안에 개입되길 꺼리는 분위기다. 양국 간 전쟁이 진영 논리로 확대되며 어설프게 특정 국가 제재에 동참했다가 예상치 못하게 불똥이 튀진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국내 대표 게임사 '3N' 우크라이나戰 관련 "조치없다"

[사진 =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로고]

22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러시아, 벨라루스를 포함한 '배틀그라운드'(배그) 동유럽 리그를 무기한 연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안전 문제를 우려해 동유럽 해당 법인에서 이 같이 결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국내 게임사가 '대러 제재'에 동참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크래프톤은 오히려 이 같이 부각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크래프톤 측은 "이번 조치는 본사인 한국에서 한 결정이 아니고, 해당 법인이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이라 대러 제재에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인터넷 선이나 인프라, 장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내 게임사들 역시 '대러제재'와 관련해 러시아 쪽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거나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해당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며 선을 긋고 있다.

대러제재와 관련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고, 넥슨 관계자 역시 "대응할 게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넷마블은 국가를 특정해 게임을 출시하는 게 아니라 구글이나 애플에 올려놓으면 이용자들이 다운받아 즐기는 구조이기 때문에 앱 마켓 측에서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국가별로 차단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정치이슈 휘말려 '불똥'튈까 우려

글로벌 게임사에 '대러제재' 동참을 호소하는 마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트위터 글. [이미지=마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트위터 캡처]

이 같은 국내 게임사들의 모습은 미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게임사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의 미하일로 페도로프 부총리는 지난 3일 글로벌 게임사에 전쟁에 방관하지 말고 러시아 유저 차단 등의 방식으로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MS,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등은 러시에 제재에 속속 동참하기 시작했다.

MX는 Xbox 등 관련 상품 뿐 아니라 MS 모든 제품 및 서비스의 러시아 내 판매 중단을 선언했고, MS 산하 액티비전 블리자드 역시 자체적인 제재 방침을 발표했다. EA 역시 공식 홈페이지에 관련 방침을 공개했으며 EA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정부가 EU와 함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 은행을 배제하고, 러시아의 해외 자산 접근을 차단하는 등 강력한 러시아 경제 제재에 나서자 미국에 기반을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반전 흐름에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게임사들의 상황은 다르다. 국내 게임사들은 다양한 국가에 게임 서비스를 수출하고 있는데, 그 지역이 다양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게임 수출액 비중은 중국(35.3%), 동남아(19.8%), 대만(12.5%), 북미(11.2%), 유럽(8.3%)의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되는 국가들이 다양한 만큼, 전쟁에 있어 특정 국가편을 들 경우 수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기업 입장에선 정치적 이슈가 있는 사안에 되도록 안 끼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미국에 기반을 둔 회사들이 아닌 이상 정치 이슈에 잘못 휘말려 중국 사드 때와 같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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