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교에 교사 확진자 5~6명
기간제교사 7만 5000명 확보 계획있지만 '현실성 부족' 지적
"정상등교 했지만, 학교에 교사 없어…어떻게 수업하라는 건지"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인천 A중학교는 개학 첫날부터 혼란에 빠졌다. 개학을 앞두고 교사 5~6명이 동시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등교 일정에 맞춘 학사 일정을 긴급히 수정해야 할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개학 첫날 학생들에게 지급할 예정이었던 자가검사키트도 택배로 배송하기로 했다.
2022학년도 새 학기 사흘이 지난 4일 학교는 여전히 혼돈 상태에 있다는 것이 교사와 학부모 등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학년에서 교사의 확진 여부에 따라 수업 방식이 갈렸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개학식 날인 2일 오전 서울 노원구 서울태랑초등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2.03.02 leehs@newspim.com |
특히 전국에서 학교가 가장 많이 밀집한 수도권이 심각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서울의 한 고등학생 학부모는 "자녀가 지난 2일 등교했는데 담임교사조차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며 "개학 이후 제대로 된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확진 판정을 받아도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교사도 속출하고 있다. A중학교의 한 교사는 "개학을 앞두고 확진 판정을 받아 새 학기 첫날부터 온라인으로 수업을 했다"며 "확진 판정을 받고 병가 중인 다른 교사들도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사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대체교사를 구하라고 하는데, 교과 과목이 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현실적으로 이를 구하기 어렵다"며 "어떤 강사가 고작 며칠 근무하기 위해 지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되물었다.
앞서 교육부는 오미크론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과밀학교 또는 과밀학급을 지원하기 위해 기간제교사 8900명을 채용해 이달 중으로 학교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또 시도별로 교과 교사 정원의 3.5%인 1만여명의 기간제 교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교사가 명예퇴직하고 1년 내 기간제 교사로 재취업하는 규정을 바꿔 1학기에 한해 채용할 수 있게 했고, 임용대기자 등 학교별로 대체인력풀을 운용하도록 했다. 학교 자체적으로 교사 확보가 어려운 경우 교육지원청 단위로 보결전담 기간제교사를 전국 단위로 7만5000명 규모로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교육부 계획과는 다르게 학교 현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교사와 학부모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개학 전후로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구인 게시판에는 '대체교사·학습부진전담강사' 등의 채용 공고만 100여건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2.03.04 wideopen@newspim.com |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학력격차 해소라는 대전제에는 동의하지만 하루 확진자만 20만명을 넘어서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주변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은 교사가 늘어 학생들이 학교에서도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히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들이 늘어나면 '제2의 학습결손' 사태를 장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와 같은 정상등교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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