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검토 중"·현대차 "금리 추이 관망"
2020년 기준금리 인하당시 10여곳 이용료율↓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증권사들이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에 하나 둘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역대 최저 수준을 낮췄을 때 제로(0)에 가깝게 인하했던 예탁금 이용료율을 금리인상에 대응해 종전 수준으로 복귀시키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18일부터 50만원 이상 예탁금에 대한 이용료율을 연 0.10%에서 연 0.25%로 15bp(1bp=0.01%p) 인상했다. 50만원 미만 예탁금에 대해선 연 0.10%를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핌 DB] |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삼성증권이 50만원 이상 예탁금 이용료율을 연 0.10%에서 연 0.25%로 15bp 인상했으며, 50만원 미만 예탁금 이용료율을 연 0.05%에서 연 0.10%로 5bp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작년 12월 금액 상관없이 이용료율을 연 0.10%에서 연 0.30%로 20bp 인상했다.
일부 증권사들도 이용료율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예탁금 이용료율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금리인상 추이를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증권사는 예탁금 이용료율은 시장금리에 따라 결정한다.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긴 예치금을 100%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도록 되어 있다. 3개월 마다 증권금융으로부터 이자를 받아 인건비, 전산비 등 비용을 차감해 투자자들에게 예탁금 이용료를 지급한다. 이때 증권사에 지급되는 이자는 증권금융이 기준금리 수준으로 책정한다.
이번 예탁금 이용료율 변경 조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에 따른 것이다. 한은은 작년 8, 11월 그리고 올해 1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연 1.25%로 인상한 바 있다.
2월 1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63조3948억원으로 집계된다. 예탁금 규모는 IPO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 청약증거금 환불 여파로 1월 27일 75조원까지 늘어나기도 했지만 이후 일부가 빠져나가며 60조원대로 내려왔다.
한편,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금리 인하 시기와 비교해 금리 인상 시기에는 예탁금 이용료율을 비교적 천천히 조정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까지 낮췄던 지난 2020년 5월, 대부분의 증권사가 예탁금 이용료를 제로에 가깝게 인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0만원이상 예탁금에 대한 이용료율을 연 0.35%에서 연 0.10%로 25bp 내린 바 있다. 삼성증권은 50만원 이상의 경우 연 0.35%에서 연 0.10%로 25bp 내렸고, 50만원 미만은 연 0.10%에서 연 0.05%로 5bp 인하했다. NH투자증권은 100만원 이상 연 0.40%에서 연 0.10%로, 100만원 미만에 대해선 연 0.30%에서 연 0.10%로 낮췄다.
여타 증권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미래에셋증권은 50만원 이상시 연 0.35%에서 연 0.1%, 50만원 미만시 연 0.10%에서 연 0.05%로 내렸다. 키움증권은 50만원 이상 예탁금 이용료율을 연 0.55%에서 연 0.20%로 인하했으며 메리츠증권은 50만원 이상에 대해 연 0.60%에서 연 0.20%로, 50만원 미만은 연 0.25%에서 연 0.10%로 낮췄다. 이밖에도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카카오페이증권 등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줄줄히 내렸다. 이들 증권사는 당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무조건 이용료율과 연동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기준 금리 인상 이후 증권사별로 비교될 수 있어 신용융자 이자율이나 이용료율 변동과 관련해 민감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