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7시간 분량 통화 내용 방송 준비
서부지법,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국민의힘은 14일 법원의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음에 대한 '일부' 방송 허용 결정에 "선거 개입의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향후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불법 녹취 파일을 일부라도 방송을 허용하는 결정이 나온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MBC를 항의 방문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14일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이날 MBC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내용을 보도한다고 예고했다. 2022.01.14 photo@newspim.com |
이 대변인은 "특히 선거를 앞두고 공영방송이 취재윤리를 위반하고 불순한 정치공작의 의도를 가진 불법 녹취 파일을 방송한다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언론의 기본을 망각한 선거 개입의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향후 방송 내용에 따라 법적 조치를 포함하여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7~12월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촬영 담당자 이모씨와 20여 차례 통화했다. 이씨는 김씨와의 통화를 녹음했고, 해당 녹음파일을 넘겨받은 MBC는 오는 16일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 방송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서울서부지법에 방송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기각했다. 일부는 방송하되 수사 관련 사안이나 정치적 견해와 무관한 일상 대화는 방송하지 못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채권자(김씨)와 관련하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채권자의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바, 향후 채권자가 위 사건에 관하여 수사 내지 조사를 받을 경우 형사절차상 보장받을 수 있는 진술거부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커 보이는 점이 있다"며"고 판단했다.
이어 "채권자가 자신에 대한 부정적 기사나 발언 등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로 발언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바, 이 같은 발언은 국민들 내지 유권자들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 등에 필요한 정치적 견해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채권자의 정치적 견해 등과 관련 없는 일상생활 등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나올 수 있는 내용에 불과한 것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이 부분 내용에 대해 방송 등의 금지를 명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채권자는 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윤석열의 배우자로서 언론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잇는 공적 인물에 해당한다"며 "채권자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 내지 정치적 견해는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순히 사적영역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