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2달만에 팔로워 3000명 돌파
이용정지에 팬클럽 항의전화 빗발
"자동차 영업직...평범한 가장"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400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한 토스증권의 커뮤니티에서 한 이용자가 최근 종목 추천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팬클럽까지 만들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토스증권에 따르면 최근 토스증권 내 커뮤니티에서 '시나왕'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용자를 팔로우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0월쯤 커뮤니티에 처음 등장한 시나왕은 비정기적으로 10여개의 종목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 종목의 수익률이 상당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시나왕은 지난 10월 이후 단 2달 만에 팔로워가 3000명이 넘을 정도로 토스증권 커뮤니티에서 '은둔고수', '재야의 고수'로 평가받고 있다. 토스증권은 일반 SNS처럼 이용자를 '팔로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특정 이용자를 팔로우 하면 그가 올리는 게시글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팔로워 3000명은 전체 이용자 중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이라는 게 토스증권의 설명이다.
[캡쳐=토스증권] |
시나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토스증권 이용자 수백명이 자발적으로 '시나왕 팬클럽'을 만들기도 했다. 기존 네이버 종목 토론방 등에서도 종목 추천 게시글은 셀 수 없이 많았으나, 토스증권의 시나왕처럼 특정인을 향해 팬덤이 형성되는 모습은 이례적이다.
그는 최근에도 정확히 10개 종목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는데, 이 게시글이 올라온지 단 3시간 만에 400명이 넘는 이용자가 좋아요 버튼을 눌렀고 '감사하다'는 내용의 댓글이 100여개나 달렸다. 시나왕 게시글 중에는 좋아요가 850개가 넘는 글도 있다. 토스증권이 출범한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활동 2달 만에 적잖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시나왕의 추천 종목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그에게 투자상담을 받고 싶어하는 이용자들도 부쩍 늘어나는 분위기다. 그에게 '종목 상담을 받고 싶으니 이메일을 알려달라'는 글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실제로 그는 이용자들 요구에 지난 24일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올리기도 했다.
또 지난 24일부터 시나왕의 게시글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토스증권 커뮤니티에서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커뮤니티에서는 "시나왕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아니냐", "활동 커뮤니티를 옮긴 것 아니냐", "시나왕님 제발 돌아와달라"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용자들 요구에 상담을 위해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공개했다가 토스증권의 이용자 정책 위반 사항으로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토스증권은 이용자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는 정보 등 개인정보를 게시하면 활동 정지 처분을 내린다.
재밌는 점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토스증권의 고객센터에 그의 팬클럽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는 점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이용자의 활동 정지를 풀어달라고 다른 이용자들이 직접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까지 한 것이다.
이처럼 토스증권 커뮤니티에서 그의 팬덤이 점차 커지면서 시나왕의 정체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그의 등장 초기에는 '작전세력이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올린 게시글들을 살펴보면 스스로를 '자동차 영업직원', '아이를 셋 둔 평범한 가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에게 "직접 한 수 가르침을 받고 싶다"며 근무지를 알려달라는 이용자들도 많다. 다만 시나왕은 자신의 종목 추천은 정답이 아니고 반드시 각 종목에 대해 공부한 후 각자의 판단에 따라 매매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수차례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독특한 팬덤 현상은 토스증권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토스증권은 포털 등 다른 종목 토론방과 달리 커뮤니티 내에서 해당 종목의 실제 주주인지를 알려주는 일명 '주주뱃지' 등의 기능을 도입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의견들이 공유되다 보니 이처럼 특정인을 향한 팬덤도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팔로워가 3000명을 넘는 경우는 아직 드문데 닉네임 '시나왕'은 빠른 기간 안에 팔로워가 크게 늘었다"며 "앞으로도 토스 커뮤니티 내에서 인기가 많아 이용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