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주말 켄터키 등 미국 중부 6개주를 할퀴고 간 토네이도로 1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켄터키주 볼링그린에 덮친 토네이도에 자동차들이 전복해있다. Lindsey Nance/via REUTERS 2021.12.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12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인터뷰한 앤디 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켄터키에서만 최소 80명이 사망했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1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켄터키주 역사상 최악의 토네이도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켄터키주 내 18개 카운티에서 토네이도 피해가 보고됐다며 최소 5만6000명이 정전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알렸다.
토네이도가 발생한 것은 지난 10일과 11일. 30여개의 토네이도가 켄터키, 미주리, 아칸소, 미시시피 등 6개주에서 발생했다. 아칸소에서 켄터키로 이동 거리만 약 402㎞에 달한다.
가장 피해 규모가 큰 곳은 켄터키다. 비시어 주지사는 같은날 공영 CBS방송에 출연해 사망자 중 3세와 5세 영아도 있었다고 전했다.
켄터키주 메이필드에 위치한 양초 공장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야간 근무를 하던 약 110명의 직원 중 구조된 인원은 40명에 불과하다. 구조대는 생존자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공장 지붕이 날라가고, 건물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라 시신 수습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 아칸소주에서 2명, 테네시주에서 4명, 미주리주에서 2명이 숨졌다. 일리노이에서는 아마존 물류창고가 토네이도에 무너져 6명이 희생됐다. 그런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직원들 사망 소식에도 자신이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이 세 번째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것을 축하하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토네이도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번 사건은 기후변화에 따른 인재란 평가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토네이도는 추운 겨울에 일어나는 일이 드문데, 올해 중부 지역의 기온이 평년 이맘때보다 4도 높은 이상기후를 나타내고 있다. 불안정한 대기가 토네이도를 형성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기후변화를 요인으로 꼽으며, 생존자 구조 등에 연방자원 투입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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