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중국에서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恒大·에버그란데)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중국 광둥성 정부는 헝다그룹에 대한 개입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지난주말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2억6000만달러(약3100억원)의 채무를 상환하라는 통보를 받았으나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같은날 중국 광둥성 정부는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을 긴급 소환했다.
긴급소환된 회장과 광동성 정부의 논의 결과 광동성 정부은 실무팀을 헝다그룹에 파견해 각종 리스크 관리 및 내부 통제를 통해서 헝다그룹의 정상적인 운영을 돕기로 했다.
파산 위기에 몰린 헝다그룹은 그간 각종 자산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시간을 벌어왔다. 헝다그룹은 6일까지 달러채권의 이자 8249만달러(약980억원)를 못 갚으면 공식 디폴트를 내게 된다. 또 추가로 올해 4건의 달러채 이자를 막아야 하고, 내년까지 갚아야 할 채권만 74억달러(약8조7600억원)가 넘는다.
중국 금융 당국은 헝다그룹이 디폴트를 내더라도 전체 경제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헝다그룹의 단기적인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정상적 융자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헝다그룹의 부채 중 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가량에 그친다. 헝다그룹의 부채는 구조적으로 분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헝다그굽이 살아남지는 못할 것이로 관측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달 19일 "헝다의 파산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전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파산 위기에 빠진 헝다를 해체하는 수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영국 경제연구소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루이스 퀴즈 아시아 연구책임자는 "중국에서 심각한 부동산 침체가 이어진다면 내년 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하이에 있는 헝다그룹 빌딩과 헝다그룹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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