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공은 인정해야", "사죄는 하고 가야지"
우리공화당·엄마부대도 빈소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 씌여진 가짜 조화도 등장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박서영 인턴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례 이틀째인 24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앞은 종일 소동이 이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정체불명의 근조화환이 세워졌다가 뒤늦게 치워지는 일도 일어났다.
이날 오후 2시 40분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인근에는 우리공화당 지지자 1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오기로 돼 있어 개별적으로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가 조문을 마치고 나오자 이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님 영면하십시오'라고 적힌 현수막을 취재진 앞에 펼쳤다.
이 과정에서 우리공화당 여성 당원과 장례식장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여성이 충돌했다. 이 여성은 "1인 시위를 하는데 우리공화당 여성 당원이 갑자기 욕을 했다"며 "국민을 다 죽인 전두환은 지지하면서 나를 왜 무시하냐"고 말했다. 경찰관이 제지에 나섰지만 이들은 서로 욕설과 고성을 주고 받았다.
오후 3시쯤에는 국민혁명당 엄마부대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독재체제를 민주화체제로 전환 시킨 전두환 대통령', '5.18 광주사태 자유통일 되면 다 밝혀진다', '한국을 아시아 호랑이로 만든 전두환 대통령'이라고 적힌 손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장례식장 앞에서 섰다.
[서울=뉴스핌] 박서영 인턴 기자 = 24일 오후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앞에서 한 남성이 전 전 대통령의 사죄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1.11.24 seo00@newspim.com |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5·18에 전 전 대통령 책임이 있는건 맞지만, 90세 노인을 재판장에 세우는 것만 보더라도 자유 대한민국에서 우파 대통령들은 너무 많은 매도를 당하고 고통받고 있다"며 "5·18 이후 전 전 대통령은 경제 성장에 공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5·18 유공자가 6000명 정도로 늘어나면서 혜택을 받는 가짜 유공자들이 너무나 많다"며 "진정으로 공을 받은 유공자들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 통일이 되면 반드시 모든 게 다 밝혀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한 남성이 "당신 부모가 죽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며 주 대표에게 달려들였고 주변 사람들과 경찰에 의해 분리됐다. 이 시민은 '살인마 전두환! 사죄는 하고 가야지'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장례식장 앞에서 1인 시위 중이었다.
보수 유투버와 전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몰렸다. 빈소를 찾은 이들은 장례식장 밖으로 길게 줄을 서서 자신의 입장 순서를 기다렸다. 이들 중 일부는 스마트폰으로 장례식 주변을 촬영하며 시민들에게 어느 정당 지지자인지 물었고 ,일부 극렬 지지자들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일간베스트(일베) 캐릭터인 '베충이' 가면을 쓴 남성도 조문을 하러 와 이목을 끌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4일 오후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조문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있다. 2021.11.24 mironj19@newspim.com |
한편 전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이 아닌 5일간 가족장으로 치뤄지며 오는 27일 발인을 할 계획이다. 25일 오전 10시 입관식은 불교식으로 진행되며 전 전 대통령의 시신은 유언에 따라 화장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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