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I 제출한 18개 업체에 실사 기회
연내 내부등급법 도입 전망
증권사·보험사 M&A 본격화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우리금융 완전민영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2조8000억원 규모의 정부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경영권 통제를 받아온 우리금융이 25년 만에 민간금융사가 된다. 완전민영화 이후 약점으로 거론돼온 증권사·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으로 본격적으로 성장전략을 모색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18개 업체 모두에게 실사 기회를 줬다.
우리금융지주 본점. (사진=우리금융지주) |
공자위 관계자는 "지난 8일 금융회사, 사모펀드, 해외투자자 등 18개 업체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며 "통상적으로 입찰의향서를 낸 곳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실사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지분 인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우리금융 지분 매각 흥행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본입찰은 내달 18일 실시하고, 같은 달 22일쯤 본입찰 결과를 발표하는 등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매각 물량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15.13% 중 10%에 달하는 물량으로, 연내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예보는 최대주주 지위를 잃고, 우리금융은 25년 만에 완전민영화를 달성하게 된다. 현재 최대주주인 예보 이외에 국민연금보험공단(9.8%), 우리사주조합(8.75%), 노비스1호유한회사(5.62%)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완전민영화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8월 우리금융캐피탈을 100%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비은행 이익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우리금융이 자율성 획득과 함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지난 6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자회사 경쟁력 강화 회의'를 열고 "향후 탄탄한 실적과 성공적 민영화의 탄력을 기반으로 M&A나 증자 등을 통해 그룹 내 비은행 부문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증권사·보험사의 부재는 그동안 우리금융의 최대 약점으로 거론돼왔다. 실제로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증권사를 가지지 못한 우리금융은 증시호황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다.
연내 내부등급법 도입도 예정돼 있어 자본비율이 M&A의 적정선으로 알려진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 승인심사위원회를 열고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변경안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내부등급법은 은행이나 은행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회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리스크 모형과 기준을 적용해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표준등급법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으로 산출 방식을 변경하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 BIS비율이 1~2%포인트 가량 올라간다. 지난 6월말 기준 우리금융의 BIS비율은 13.75%다.
금융권 관계자는 "완전민영화, 내부등급법 도입 등으로 우리금융의 자본여력이 높아지면 중소형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비은행 계열 확대는 우리금융의 실적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