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기 필수노동자인데 여전히 열악한 환경
"처음부터 저임금 책정, 근속도 인정 못 받는다"
기자회견 후 청와대 행진…경찰과 충돌해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콜센터 노동자들이 정부에 직접 고용과 인력 보충 등을 요구하며 행진을 벌이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콜센터 노동조합은 6일 서울 종로구 파이낸스센터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인 콜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정규 인력 보충, 저임금 개선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코로나19 비대면 시기에 콜센터 노동자들은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 노동을 담당하면서도 심각한 착취와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며 "콜 수 경쟁과 무의미한 QA평가 압박은 임금 차등으로 이어져 콜센터 노동자들을 더욱 옥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민간기관 외주화와 간접고용 등이 콜센터 노동자들의 저임금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장정은 희망연대노조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지부 사무국장은 "콜센터 위탁업체들은 임금을 저임금으로 책정해놓고, 근속을 인정하지 않거나 4~5년 차부터 임금을 동결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민주노총 콜센터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는 콜센터 노동자 행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1.10.06 filter@newspim.com |
조지훈 에이스 손해보험 콜센터지부장도"실질적인 고객과의 소통 창구가 바로 콜센터이고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회사는 콜센터 상담원들을 그냥 전화나 받는 직원으로 홀대한다"며 "5년 이상 근무해도 콜센터 노동자의 연봉은 26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콜센터 노동자들을 헤드셋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한 뒤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규직 정규직화, 저임금 개선, 정규 인력 보충 등이 담긴 콜센터 노조의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그러나 기자회견 장소에 펜스를 설치하고 60여 명의 경찰관을 배치해 원천봉쇄에 나섰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행진은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은 노조를 향해 4차례 자진해산을 요청하는 등 불법 시위에 따른 사법처리도 경고했다.
이에 노조는 "평화로운 행진을 보장하라"고 맞섰다. 콜센터 노동자 70여 명은 '시민의 알권리 책임지는 콜센터 노동가지 인정', '정부는 콜센터의 노동자들의 절규를 들어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경찰에 항의했다. 양측의 대치로 일대가 통제되면서 시민들은 우회해서 돌아가거나 경찰에게 통행을 요구했다.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 엄중한 코로나19 시국에 콜센터 노동자들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길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정부와 사측이 콜센터 노동자들을 계속 사지로 내몬다면 이 저항의 물결은 더욱 큰 물결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민주노총 콜센터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는 콜센터 노동자 행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을 하려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2021.10.06 filter@newspim.com |
경찰은 콜센터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시간차를 두고 1명씩 펜스 밖으로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경찰을 향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펜스 밖으로 나온 콜센터 노동자들은 피켓을 들고 청운동 주민센터로 행진했다.
장정은 사무국장은 "이제 콜센터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며 "상담사 모두가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성취감을 일할 수 있도록 직접 고용으로 고질적인 저임금과 고용불안, 비인간적인 노동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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