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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의 두얼굴②] 하루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취준생 울리는 엉터리 통계

취업 준비하는 단기알바도 취업자로 분류
지나치게 엄격한 실업자 기준이 현실 왜곡
전문가들 "실업률 지표, 현실과 맞지 않아"

  • 기사입력 : 2021년09월17일 08:30
  • 최종수정 : 2021년09월18일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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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 취업준비생 A씨는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1주일을 보낸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주 5일 낮 시간 동안은 은행에서 계약직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에는 면접 스터디를 하면서 종일 취업준비에 매달린다. A씨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지 못해 구직을 멈추지 않지만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된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실업자 기준은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청년 인구는 정부의 실업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처럼 하루에 1시간만 일해도 고용통계에서 '취업자'로 분류된다. 36시간 미만의 단시간 아르바이트생은 고용통계상 실업자가 아닌 취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구직행위를 하고 있지만 취업자로 규정하면서 현실이 크게 왜곡되고 있는 것.

◆ 실업률 vs 체감실업률 격차 3.6배…현실과 따로노는 고용지표

A씨의 경우 여건상 단시간 아르바이트로 밥벌이를 하지만, 실제론 주 40시간 전일제 정규직 일자리를 원한다. 사실상 '실업자'나 다름없다. 하지만 1시간이라도 일할 경우 '취업자'로 분류된다.  

이러한 청년층 인구(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코로나19 대유행이 노동시장 경계 취업자에 미친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이러한 청년층 인구가 여성의 경우 48.7%, 남성은 42.3% 늘었다. 

코로나 이후 취업 문턱이 높아진 탓에 구직활동을 미룬 청년들도 실업률 통계에서는 제외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학업도,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니트(NEET) 인구는 지난 1~5월 사이 약 53만명 존재한다. 청년층 인구 10.4%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들은 잠재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마찬가지로 실업 통계에서 빠진다. 

그 외에도 조사 주간에만 아팠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취업이 불가능했던 인구도 '잠재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로 집계되지 않는다. 

◆ 청년층 취업준비생 3명 중 1명 '공시생'…실업자로 포함 안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생'도 실업자 통계에서 제외된다. 공시생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현실과 통계의 괴리감은 더욱 커진다.

실제로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인구비율은 지난 5월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비중은 19.1%로 지난해보다 2.1%p 높아졌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이중 32.4%가 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취업준비생 3명 중 1명은 공무원시험 준비생인 셈이다.

[고양=뉴스핌] 정일구 기자 =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고졸 인재 일자리 콘서트에서 참가 학생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0.06.03 mironj19@newspim.com

그러나 이들은 통계상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업자는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한 사람을 전제하는데, 조사 대상 주간에 원서 접수, 시험 응시, 면접 참여 등과 같은 활동이 없었다면 '실업자'로 집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공시생'을 포함한 취업시험 준비 청년 인구는 실업자도 취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청년층 공식실업률이 우리나라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요셉 KDI 연구원은 "공식실업률만 참고하면 우리나라 상황을 포착하기 어렵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공무원,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 구직자 비중이 높은데 공식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아 고용보조지표 등 여러 지표들을 함께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실업 vs 취업 경계에 놓인 청년들 많아져

전문가들은 공식실업률 뿐만 아니라 확장실업률을 포함한 다양한 지표들을 참고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근식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원은 "가장 대표적인 고용지표가 실업률인데, 실업률 내에는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 잠재구직자가 반영돼있지 않다"며 "그러나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니 공식실업률만 볼 것이 아니라 확장실업률도 첨고해서 정책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도 "청년들이 느끼는 실업상황은 심각한데 실제 실업률은 변동 폭이 그렇게 크지 않은 등 현실과 따로 노는 측면이 어떤 경우에는 있다"며 "실업률과 고용률, 실업의 범위를 확장시킨 고용보조지표가 있으니 이것들을 같이 조화롭게 생각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soy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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