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이 지난 분기에 비용을 10% 더 사용했다. 사모펀드, 자산운용사, 핀테크 회사들의 시장 잠식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과 해당 인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은행들이 인원감축 등 비용감소에 비중을 둔 것과 대조적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JP모간,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월가 대형은행들은 지난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0%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한 추가 비용이 이제는 제거됨에 따라 올해 비용은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것과는 반대방향의 움직임이다.
이같은 10%대 비용증가는 대형은행들이 역대최저 수준의 대출증가와 대출금리에 따른 어려운 매출 증대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발생하는 것이라 주목된다.
이들 5개 대형 은행들은 지난 2분기 비용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2019년 2분기와 비교할 때 21% 늘었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불과 10% 증가했다.
이들 월가 대형 은행들은 향후 비용을 더 늘일 것이라고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밝히기도 했다. 임금 인상과 금융관련 테크투자, 마케팅 투자 등이 비용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도 은행권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며 관련 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 특히 그간 은행 고유업역으로 여겨지던 M&A자금펀딩에서 사모펀드들이 은행없이도 대규모 딜을 감당할 수 있게 됐고 또 핀테크 기업들이 재테크 사업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은행업의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 대형은행 로고 [출처=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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