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올 여름 예고만으도 간담이 서늘한 국내외 오컬트 무비가 차례로 찾아온다. 넷플릭스 '제 8일의 날'을 시작으로 '방법:재차의', 나홍진 감독의 '랑종'이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 누구도 그려본 적 없는 생경한 공포 '제 8일의 밤'…기대감 최고조
넷플릭스에서 개봉을 확정한 영화 '제8일의 밤'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린다. 누구도 상상해 본 적 없는 낯선 비주얼과 귓가에 들리는 산스크리트어는 예고편만으로도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제8일의 밤' 예고편 캡처 [사진=넷플릭스] 2021.06.30 |
이 영화는 2500년 전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지옥문을 열려고 했던 요괴가 부처의 손에 의해 붉은 눈과 검은 눈으로 나뉘어 각각 봉인됐다는 전설로부터 시작된다. 붉은 눈은 사리함 속에 완전히 봉인되기 전 부처를 피해 사람들 몸에 칠일 밤 동안 숨어 도망치고 여덟번째 밤이 되던 날 거짓 항복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을 내레이션으로 풀어낸 예고편에서는 벽화 느낌의 애니메이션과 독특한 요괴의 모습, 소름끼치는 붉은 눈을 담아내며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적 매력을 극대화했다.
'제8일의 밤'은 그간 숱하게 제작됐던 공포 영화나 구마, 악령을 쫓는 오컬트 무비와는 또 다른 느낌의 생경한 공포를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부처에게 봉인된 요괴, 각자의 지옥을 상징하는 제8일의 밤을 각 인물들을 통해 풀어내는 과정은 장르물에 특화된 넷플릭스와 만나 더욱 기묘하고 독특한 느낌의 영화로 찾아올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은 '제8일의 밤'이라는 제목에 대해 "한정된 8일이라는 시간 동안 각기 다른 인물들이 각자의 운명대로 마지막 8일의 밤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라고 이 영화를 소개했으며 "8자를 옆으로 눕혀놓으면 무한의 밤이라는 의미로, 지옥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깨달음을 얻는 마지막 8일의 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저절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주인공이자 스님인 진수 역을 연기한 배우 이성민은 직접 산스크리트어를 배우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영화 '제8일의 밤'의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2021.06.30 |
형사 호태 역으로 출연하는 이해준은 7구의 시체에 얽힌 사건을 수사해 나가면서 영화의 결말과 메시지를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성민은 "흔히 오컬트 영화를 보면 대개 악마를 물리치고 퇴마 하면서 끝나는데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깨달음'이다. 검은 눈과 붉은 눈이 봉인되어 있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고통을 뜻하고, 부처님의 말씀처럼 금강경으로 번개같이 깨달음이 있는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한국적인 미스터리 스릴러이자 볼수록 숨은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영화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방법 : 재차의' 포스터 [사진= CJ ENM] 2021.06.30 |
◆ 영화로 확장된 '방법' 세계관…나홍진 신작 '랑종'도 출격
드라마 '방법'이 영화로 확장된 '방법: 재차의'도 7월 28일 개봉을 확정했다. 더욱 강력해진 액션과 확장된 세계관으로 돌아온 이야기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의 실체를 파헤친다. 한국형 좀비 '재차의' 군단의 색다른 존재감은 단연 드라마 방영 당시부터 아직까지도 관객들의 관심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한국형 좀비물의 대가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드라마 '방법'의 오리지널 제작진 김용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에서는 '방법' 세계관을 토대로 재차의라는 완전히 새로운 좀비를 등장시킨다. 재차의(在此矣)는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한국 전통 설화 속 요괴의 일종이자 누군가의 저주나 조종으로 움직이는 '되살아난 시체'로 한국형 좀비의 원형에 가까운 존재다. 무엇보다 주술사의 조종을 받으면 어떤 장애물도 뚫고 동시다발적으로 달려드는 매서운 추격력을 갖췄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한국형 좀비의 위력에 자연히 국내외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영화 '랑종' 포스터 [사진=㈜쇼박스] 2021.06.30 |
7월 14일 개봉이 확정된 나홍진 감독의 신작 '랑종'도 오컬트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랑종'은 나홍진 감독과 태국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손을 잡은 영화로 최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폭력성 및 공포감이 높은 수준으로 판명되면서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대체 어느 정도길래"라는 공포 섞인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 '황해'에서 주특기인 스릴러를 선보였으며 지난 2016년작 '곡성'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곡성' 역시도 개봉 당시 낯선 소재와 설정, 독특한 연출로 많은 이들을 몸서리치게 했던 작품. 그가 원작자로 참여한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렸다.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태국의 샤머니즘을 소재로 하면서 또 한 차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극한의 공포, 오컬트적 스릴과 긴장을 선사할 예정이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