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보고서
"중국과의 소통 채널 활용 필요성도"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한미 양국이 적극적으로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한미정상회담 평가 및 북한의 대응 전망' 보고서에서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무반응에 대해 기다리는 전략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 긴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김근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kckim100@newspim.com |
성 연구위원은 "백악관은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공개하면서 긍정적 분위기 조성에 나섰고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대북정책특별대표 임명 사실을 즉석 공개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측이 공동성명에서 남북관계를 상징하는 판문점선언과 북미관계를 상징하는 싱가포르선언 계승을 직접 언급한 것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생각하는 인권문제를 공동성명에서 언급한 것은 북한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는 지점"이라며 "그러나 한미 양국이 북한을 향해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형식이 아닌,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한미 양국의 '공동 노력(work together)'을 강조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북한인권에 대한 표현의 수위를 조절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렸던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들에게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며 강경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성 연구위원은 "두 달 전에 비하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변화한 것을 알 수 있다"며 "한미 양국 모두 인권 문제로 인해 북미대화 재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피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시종일관 북한을 향해 말이 아닌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미협상의 조기 실현을 위해 실무단계의 사전 접촉이 매우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톱 다운' 방식에 선을 긋고 대화 복귀를 촉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직접 발표한 것도 실무협상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보내오는 유연한 메시지를 거부하기 쉽지 않은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북한의 반응과 관련해서는 "단시일 내에 나오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8월 한미연합군사연습 실시 여부 및 규모 등이 대화 재개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며 이때 강경한 입장이나 무력 도발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끝으로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무반응에 대해 기다리는 전략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며 "한미 양국이 지향하는 대북정책의 방향과 원칙을 북한측에 설명하기 위해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 북한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한미 양국 대북정책 담당자들에게는 더욱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