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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관문 충칭은 지금] 젊은 백주, 젊은 마케팅, 젊은 창업자 강소백 <下>

기사입력 : 2021년05월25일 12:08

최종수정 : 2021년05월27일 14:50

30대 초반 창업, '젊은 경영'으로 성공 신화 다져
창립 채 10년도 안돼 백주천하 다크호스로 우뚝
위챗으로 주문받아 라벨링 배송 젊은층에 큰 인기

[충칭(중국 서부)=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충칭(重慶) 일대 지도를 펴놓고 보면 서쪽에 쓰촨(四川)성 이빈(宜宾)시와 루저우시(瀘州)가 있고 남쪽에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 마오타이(茅台)진이 위치해 있다. 구이저우마오타이로 잘 알려진 런화이시 마오타이진과 우량예(五粮液) 공장이 있는 쓰촨의 이빈시, 루저우라오지아오(瀘州老窖)로 유명한 쓰촨성 루저우시를 이으면 삼각형 모양을 띤다. 중국사람들이 말하는 백주의 황금 삼각지대가 바로 이곳이다.

이 일대를 휘돌아 흐르는 상류 장강의 물과 특히 미주의 강(美酒河)으로 불리는 츠수이허(赤水河, 적수하)는 오늘날 우량예나 마오타이 브랜드를 키워온 젖줄과 같다. 중국 이름난 백주의 70%가 이 일대에서 생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성이 대단하다.  안내원은 충칭시 남쪽 강소백의 '강기주장' 공장이 위치한 백사(白沙)진은 예로 부터 향기로운 술이 익는 백사마을로 이름을 날렸다며 강소백 공장도 범 백주의 황금 삼각지대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충칭 서부투자무역 상담회 취재단 일행은 수수를 쩌서 말려 누룩 원료를 만드는 작업실을 거쳐 저장실로 내려왔다. 눅룩한 저장실에는 증류 후 이제 갓 1년이 된 술 부터 5년 넘게 묵은 백주가 가슴팍 높이의 대형 술 항아리 속에서 숙성되고 있었다. 저장고에는 '타오(陶)'라는 대형 입체 한자가 돋을 문자로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자료에서 본 바가 있어 '창업자(陶石泉)'의 성인가 하고 이곳 담당 직원에게 물어보니 고개를 저으며  "저장실의 독 들, 즉 술을 담아 숙성하는 도자기를 뜻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충칭=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충칭시 강소백 강기주장 공장 지하 저장실에서 증류돼 나온 백주가 대형 항아리에 담겨 숙성 과정을 거치고 있다.  2021.05.25 chk@newspim.com

증류돼 나온 술은 대형 술 항아리에 담아 지하 저장실에서 몇년씩 숙성 과정을 거치는데 이 때 도자기 술 단지가 술의 품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내원은 "강소백의 술 항아리는 인근 룽창(榮昌)현이라는 곳에서 백주(고량주) 숙성에 가장 적합한 원료 흙을 사용해 만들어진다"고 소개했다. 룽창현은 차 용기부터 장류 항아리 등 생활 도자기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저장실 술 독에서 일정기간 숙성을 한 후에는 블렌딩 과정을 거쳐 시장에 출하합니다. 누룩을 빚어 저장하고 증류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받아낸 술을 저장 숙성하고 블렌딩하는 것도 백주 제조에 있어 아주 중요한 공정입니다". 동행한 강소백 직원은 저장실 현장에서 65도 짜리 강소백 독한 원액을 시음해보도록 한 뒤 블렌딩에 따라 술 맛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강소백은 중국에서 '젊은 백주'로 통한다. 심플 라이프를 추구하는 도시 젊은 층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강소백은 청향형 백주로 장향형의 원조 구이저우마오타이나 우량예로 대표되는 농향형과 달리 맛이 칼칼하고 담백한 게 특징이다. 가격대는 중가 이상이며 표준 주종품의 도수는 40도로 백주 중에선 중간 도수 주류군에 속한다.

젊은층의 취향에 청향형의 깔끔한 술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네이션에 성공하면서 강소백은 10년도 채 안된 짧은 시간에 전국적 백주 브랜드 반열에 뛰어올랐다. 베이징과 상하이는 물론 장시성과 간쑤성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 산둥성 지린성 랴오닝성 장시성 윈난성 허베이성 샨시(陝西)성 산시(山西)성, 심지어 마오타이의 고장 귀주성 런화이시에 이르기 까지 기자가 중국 코로나19 종식후 최근 1년간 다녀 본 지역 어디든 강소백이 없는 곳이 없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강소백 백주회사는 술병 병 치마에 개인 고객이 원하는 사진과 문구를 새겨 판매하는 젊은 취향의 마케팅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21.05.25 chk@newspim.com

'병 치마'가 입혀진 100밀리리터 작은 병은 강소백의 주력 판매 제품중 하나다. "병치마는 단순한 라벨이 아닙니다. 개인이나 업소가 웨이신을 통해 병 치마에 새길 문구와 사진을 보내면 주문 내용대로 라벨을 제작해 바로 배송합니다". 공장 안내자는 젊은 취향의 술맛뿐만 아니라 강소백은 마케팅 방식에서도 이처럼 '젊은 기법'을 활용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똑 같은 방식으로 딸과 아들 손녀 손자가 태어나면 25년 30년 후 결혼식을 내다보고 백주(喜酒)를 주문한 뒤 독 채로 이곳 저장고에 보관하는 고객들도 많아요. 백주가 묵을수록 귀하고 비싸진다는 점에서 볼때 술을 저축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죠. 때가 되면 병에 담아 라벨링을 하거나, 아니면 붉은 띠를 두른 독 채로 결혼식 현장에 배송을 합니다". 기발한 상술이다. 강소백의 저장고가 '술 저축 은행'인 셈이었다.

강소백은 술과 마케팅 만 젊은게 아니다. 회사 창업자도 1979년생으로 이제 갓 불혹을 넘긴 젊은 나이다. 타오스취안(陶石泉) 창업자겸 동사장은 중국이 가난하던 시절 설쇠러 고향갈 때 들고가는 백주 진류푸(金六福)에서 재직하다 10년여전 퇴사해 오늘의 강소백을 창업했다. 창업 당시 타오 창업자 나이는 불과 서른 초반이었다.

[충칭=뉴스핌] 최헌규 특파원=충칭 백주회사 강소백의 강기주장 라인.  2021.05.25 chk@newspim.com

창업 10년이면 아직 신생회사나 마찬가지지만 강소백은 짧은 시간에 중국 백주업계 판도를 좌지우지할 중견기업으로 성장했고 최근엔 해외 시장 개척에도 역량을 쏟아붓고 나섰다. 본사 기획 홍보부 한 부장은 "강소백은 과일주 등 저도주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에 수출을 많이 한다"고 귀뜸했다.

한국에도 많이 수출되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특이하게 한국은 하나의 특정 브랜드(연태구냥, 煙臺古酿)가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어요. 한국은 현재 강소백 수출 순위에서 10위권 밖이지만 주력 타깃 시장으로 꼽고 있죠. 우리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한국 마케팅을 대폭 강화할 계획입니다".

한 부장은 이렇게 말한 뒤 코로나19의 해인 2020년의 경우 1만 5000박스의 백주를 한국에 수출했으며 수출 금액은 약 400만 위안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이마트 등 대형 마트에서 100밀리리터 병당 약 3500원~4000원, 업소에서는 약 8000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강소백 강기주장 공장을 떠나면서 한 부장과 위챗 친구 추가를 해둔 게 공장 취재 때 부족했던 점을 메우는데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 베이징에 돌아온 뒤 24일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에 19개 백주 상장사가 있는데 강소백은 아직 상장 계획이 없냐"고 위챗으로 한 부장에게 물었더니 상장에 대비해 계속해서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충칭= 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강소백은 맞춤식 주문 제작후 항아리에 봉합 저장한 뒤 수년 또는 수십년 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출하 배송하는 '술 저축 은행' 개념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21.05.25 chk@newspim.com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충칭시 강소백 백주회사의 강기주장 공장 전시룸 한 켠에 다양한 문양을 한 백주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1.05.25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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