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갱생 외치며 지원물자 받은 사실은 감추려 해"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자력갱생'을 기치로 내걸고 주민들을 단속하고 있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지원 물자를 받기 시작한 사실을 비밀에 부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현지 소식통들은 국제화물열차가 지나가는 철도역을 비롯한 물자 수송에 관련된 일꾼들을 대상으로 당국이 철저히 입단속을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김덕훈 내각총리가 평안북도의 농업부문 사업을 현지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 노동신문] 2021.04.27 oneway@newspim.com |
평안북도의 주민소식통은 "신의주역 철도안전부가 지난 17일 새벽 중국국제화물열차가 신의주를 거쳐 평양으로 향한 운행정보 유출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철도관계자나 주민들은 중국으로부터 물자를 지원받은 사실을 굳이 감추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화물차량은 덮개를 씌운 유개차량이어서 지원물자가 무엇인지는 신의주역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며 "열차는 신의주역에서 1시간 정도의 간단한 소독을 거친 후 통관절차도 생략한 채 평양으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무원들뿐 아니라 역 인근 주민들은 열차가 지원물자를 싣고 있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는데도 철도안전성은 유출자 색출에 나섰다"면서 "당국에서는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외치면서 새벽에 중국으로부터 지원물자를 받은 사실을 감추고 싶은 것 아니겠나"라고 반발했다.
다른 소식통 역시 "신의주 철도관계자들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지원물자를 왜 깊은 밤중에 운송하며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은 허기진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으로 난관을 뚫고 나아가야 한다며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며 "주민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한밤중에 몰래 중국의 지원물자를 들여가는 것은 평양의 특권층에 긴급히 필요한 물자를 들여간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올해 경제계획에서도 자력갱생을 앞세운 채 주민들을 다그치고 있다. 김덕훈 내각총리는 지난 18일에 이어 이날도 평안북도의 농업 현장을 방문하는 등 꾸준히 농업 부문을 시찰하고 있다.
다만 RFA에 따르면 현지 소식통들은 북한 협동농장들이 보유하고 있는 영농기계들이 대부분 노후화돼 올해 농업생산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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