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첫날 따상 기록 후 7거래일 연속 하락
균등배정 방식에 단기 차익실현 매물 속출
"85% 보호예수 물량이 버팀목...추가낙폭 크지 않을듯"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올 상반기 IPO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시초가 밑으로 떨어졌다. 상장 첫날 따상 이후 7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부진한 흐름이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로 봤다. 균등배정 방식 도입으로 단기적인 차익 매물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9일 전거래일 대비 6.44% 내린 12만35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시초가였던 13만원도 하회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흐름[캡쳐=네이버금융] 2021.03.30 lovus23@newspim.com |
상장을 앞둔 연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장외시장에서 20만원대까지 몸값을 부풀리며 IPO 기대주로 관심을 한껏 모았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높은 기대감은 유지됐고,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6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주가는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로 마감)으로 16만9000원을 기록한 후 하락을 거듭, 현재 12만원대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과 비교해도 IPO 효과의 소진 정도가 가파르다. 작년 7월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증권가 안팎에선 균등배정 방식을 상장 직후 주가를 끌어내린 주된 요인으로 꼽는다. 올해부터 금융당국은 청약물량 중 50%에 최소의 증거금을 넣은 청약통장에 동등하게 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소액 투자자에게도 공모주 투자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당시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583만7100주 가운데 절반인 291만8552주는 균등방식으로 배정됐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균등배정 방식 도입으로 소액 주주가 가져가는 물량이 많아지면서 상장 직후 매물이 많아졌다.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되면 안정적인 수익처로 보이던 공모주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는 1억원을 넣은 투자자가 1주도 받기 어려웠다면 이제는 같은 돈을 쪼개 넣어 5주 받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이처럼 공모시장 투자 장벽이 낮아진데다가 상장 첫 날 따상을 갈테니 무조건 팔아야한다는 학습효과가 작용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풀이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 물량이 하단을 지지하며 추가 하락 정도에 대해선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기관에 배정된 물량 85.27%가 보호예수 물량으로 묶여있다. 기간별로는 3개월 확약 물량이 26.39%, 6개월 확약 물량이 31.28%다.
추가 코로나19 백신 CMO 수주와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은 향후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독감 백신 산업을 포기하고 마진율이 더 높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몰두할 예정이다.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공급을 위한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또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NBP2001, GBP510의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
한편, 이번 사례를 통해 지금껏 과열됐던 공모주 청약 열기가 어느정도 낮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나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 수익률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 역시 위축될 수 있다"며 "무조건 희망밴드 상단을 공모가로 써내기보다는 실제 기업 가치를 반영해 공모가를 정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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