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제기만 할 수도…공수처법 25조 1·2항 검토해야"
"검사 비리에 대한 기소 권한 다른 수사기관과 협의"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 금지 과정 연루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면서 "공수처 구성이 완성되면 사건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며 "공소제기만 할 것인지 여부 등을 내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12일 오전 이른바 '김학의 출국 금지' 연루 의혹을 받는 이 지검장 등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기로 결정했다. 공수처 조직 구성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건을 수사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하면서다.
다만 김 처장은 "공수처법 24조 1항은 처장이 다른 수사기관 수사 사건에 대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며 "(사건을 다시 가져올지 여부에 대해) 다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에서 공소제기만 할 수도 있다"며 "공수처법 25조 1항, 2항에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 발견 시 그 수사기관의 장은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속적 관할인지 우선적 검토권을 인정한다는 취지인지 의견이 갈리는데 전속적 관할일 경우 다른 수사기관이 공소제기를 하는 것은 부적합할 수 있다"며 "다른 수사기관과 내주 협의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2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수처장 초청 관훈포럼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2.25 yooksa@newspim.com |
◆다음은 김진욱 공수처장과의 일문일답.
-공정성에 방점을 뒀는데 현 상황에서 검찰에 이첩하는 것이 가장 공정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런 차원보다도 공수처 구성이 안 됐는데 수사를 본격적으로 하지 못하면서 사건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공정성 논란, 봐주기·뭉개기 의혹을 낳을 수 있다. 길지 않은 기간 3~4주이기는 하지만 그 기간 동안 논란을 피하고 싶단 말을 드린다.
-수사처 구성될 때까지 이 사건을 재이첩했는데 다시 사건을 가져올 수도 있는가?
▲저희가 공수처법 제25조 2항에 의해 이첩을 받았다. 지금 이첩하는 것은 같은 법 24조 3항에 따라 피의자, 피해자, 사건 규모, 내용 등에 비춰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가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 이첩할 수 있다. 다른 조항 24조 1항에 따르면 처장이 다른 수사기관 수사 사건에 대해 사건 진행 정도나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수사처 수사가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 그런 부분이 남아있다. 그래서 여지를 완성하면 그럴 수도 있다.
-다시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수사 이후 공소제기만 공수처에서 할 수도 있는지?
▲그럴 수도 있다. 오늘 중앙일보 기사를 보니까 공수처법 25조 1항, 2항이 있다.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혐의 발견 시 다른 수사기관 그 수사기관의 장은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그 조항이 전속적 관할을 인정한 것인지 아니면 우선적 검토권을 인정한 것인지 견해가 있다. 만약 전속적 관할이면 공소제기를 다른 수사기관이 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남아 있다. 법원 판단이 없지 않는가. 저희도 첫 사건이기 때문에. 그래서 기소를 저희가 결정하도록 수사기관 간에 협의를 하고 있다. 다른 이슈도 있어서 내주에 협의를 한다. 이첩 문제. 그런 이슈들 될 수 있을 것 같다.
-기소까지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열려 있다. 법률적 이슈가 있다.
-검찰이나 경찰과 사전 협의를 했는가?
▲협의할 사항은 아니다.
-대검찰청에 재이첩 관련 통보가 이미 됐는지?
▲아니다. 이것은 언론에 처음 공개하는 내용이다.
-언제까지 재이첩하는가?
▲봐둔 기록을 드리는 것이다. 월요일이나 사건을 정리해서. 저희가 기록을 사본으로 받았다. 원본은 수원지검에 있어서 수사에 지장은 없을 것이다.
-경찰에 현실적인 수사 요건과 검찰과의 관계성 부분이 나온다. 국가수사본부가 중앙지검장을 수사하지 못한다는 취지인가?
▲기존 검·경 간에 그런 수사 관행이 있다. 수사 지휘하는 상황에서 공수처가 생겼기 때문에 지금 3자 간 저리할 부분이 있다. 빠르면 내주 중 협의체를 통해서 협의한다.
-협의체란?
▲겸·경 협의체가 있는 것 같고. 저희가 들어가는 것이다.
-협의체가 새로 구성되는 것인가?
▲그렇게 보면 그렇게 볼 수 있다. 기존 수사기관이 협의해야 한다. 상시 협의 채널이 있어야 하니까 저희가 추가되는 것이다.
-경찰 파견 요청 의미는? 직전까지 직접 수사 가닥이 잡혀서 파견을 요청한 것이었나?
▲경찰 파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청장을 예방했을 때부터 얘기가 나왔다. 최근 갑자기 나온 내용이 아니다. 최근 경찰청 게시판에 게시되는 바람에 우연히 시점이 맞아서 그런 것이다. 저희가 직접 수사를 할 생각도 있었다. 파견 인력으로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검사가 없었다.
-국민 목소리를 들었다고 마지막에 설명을 했다. 어떤 루트로 의견을 들은 것인가?
▲신문과 방송이다.
-재이첩 결정을 하는 데 열흘이나 걸린 이유는?
▲사실 이 사건 기록을 파악하는 데 일주일 꼬박 걸렸다. 토요일, 일요일 반납하고 처장과 차장 모두 나와서 기록을 봤다. 기록을 한 번 봐서는 안 되고 중요한 부분을 여러 차례 보고 면밀히 검토해야 했다. 진술 일치, 엇갈리는 부분, 다른 객관적인 부분 이런 것들에 대해 법률 파악도 해야 했다. 혐의가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저희가 주말 계속 나왔다. 제 생각에 파악하는 데만 일주일이 됐다.
-직접 수사 의향도 있다고 했다.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성립한다고 보는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 여러 의견을 들었다. 법률전문가, 전·현직 법률가 등 의견을 많이 들었다. 해야 한다, 보내야 한다 등 여러 의견을 최종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이 정도 시간이 걸렸다. 3월 3일 오후에 받았고, 12일 오전이니 9일 좀 안 됐다.
-경찰 관계 관련 검찰과의 관계성을 고려했는데 앞으로도 검사 사건은 경찰로 이첩하지 않는 방향을 세운 것인가?
▲그것은 이 사건의 특수성이 적용된 것이다.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두 가지지 않겠는가. 이규원 검사 부분, 다른 수사 방해나 외압이 있었다는 부분. 외압을 받았다는 사람도 있다. 행사했다는 사람도 검사다. 양측이 다 검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 내부의 일로 보고 지시나 지휘를 했기 때문에 아마 경찰에서 하기 어려운 사건의 성격상 검찰 내부가 어떻게 수사를 하고 지휘하고 보고하고 하는지를 잘 아는 사람이 수사 파악도 잘 되고 수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기록에 남긴 것은 없다. 우리가 조사를 했다면 기록에 남겼을 것이다. 저희가 받은 서류가 있다면 기록에 남긴다. 일주일 동나 변호인 의견서를 받은 게 있다면 당연히 첨부를 한다.
-의견서 들어온 것이 있는가?
▲의견서 들어온 것이 있다.
-이성윤 지검장인가?
▲그것은 밝힐 수 없다. 당연히 저희가 접수한 서류는 기록으로 철을 해서 다 보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위 공직자 관련해서 부동산 투기 고소·고발 들어온 것이 있는가?
▲아직 없는 것 같다. 그 사건도 저희 수사 대상이 되는 고위 공직자가 있다면 저희도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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