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표준주택가격, 올해 10.06% 상승…경기도 평균 '2배'
과천, 시세 15억 이상 주택 대부분…공시가격 상승폭 높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과천시 주택 공시가격이 10% 넘게 오르자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공시가격이 급격히 올라 조세저항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도 과천은 시세 15억원 이상인 단독주택이 많아 공시가격 상승폭이 경기도 평균의 2배 수준으로 높다. 주민들의 한숨이 커졌지만 표준주택가격의 조사를 담당한 한국부동산원은 국토교통부 방침에 따르는 만큼 공시가격을 낮출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 과천 표준주택가격, 올해 10.06% 상승…경기도 평균 '2배'
8일 과천시청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과천 표준주택가격 상승률은 10.06%로 집계됐다. 작년 8.05%보다 가파른 상승폭으로, 경기도 평균(5.97%)의 약 1.7배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1.08 sungsoo@newspim.com |
올해 표준주택은 다가구주택과 다중주택, 용도혼합주택을 포함한 전국 단독주택 417만가구 중 23만가구다. 용도지역별 분포를 개선하기 위해 전년보다 1만가구 늘렸다.
'표준주택가격'은 개별주택 공시가격 산정의 기준이 된다. 국토부 장관이 표준주택가격을 결정·공시하면 지방자치단체(시장·군수·구청장)가 이를 기준으로 '개별주택 공시가격'을 결정·공시한다.
표준주택가격이 큰 폭 오르면 개별주택 공시가격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문제는 공시가격은 국민들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 등 60여종의 세금, 준조세, 부담금을 매기는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 소득이 없는 고령자나 은퇴자들의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또한 소득이 있는 사람도 집 한 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종부세가 매년 오르니 부담이 커진다.
지난 5일 과천시청에서는 과천 주민들의 공시가격 민원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이 회의는 2021년 표준주택가격(안)의 적정 여부를 심의하는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회의다. 과천시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위원 12명, 한국부동산원 2명이 참석했다.
표준주택 공시가격안에 대한 소유자 열람 및 의견청취는 작년 12월 18일부터 지난 6일까지였다. 오는 25일에는 소유자 의견청취 및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표준주택 공시가격안이 결정·공시된다.
과천시청 관계자는 "표준주택가격 조사 대상인 120가구 중 6가구 소유자들이 민원을 넣었다고 들었다"며 "공시가격 상승폭이 너무 커서 이를 낮춰달라는 요청"이라고 말했다.
◆ 과천, 시세 15억 이상 주택 대부분…공시가격 상승폭 높아
이번 표준주택 공시가격(안)은 한국부동산원의 시세 조사를 토대로 작년 11월 3일 발표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기준에 따른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적용해서 산정됐다.
앞서 국토부는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까지 현실화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작년 기준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토지(표준지 기준) 65.5% ▲단독주택(표준주택 기준) 53.6% ▲공동주택 69.0%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이 90%가 될 때까지 꾸준히 올린다. 토지는 2028년,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2030년, 단독주택은 2035년까지 점진적으로 공시가격을 올려 현실화율을 90%까지 높일 계획이다.
연도·유형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 [자료=국토부] |
특히 시세가 높은 주택일수록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다. 시세 구간별 올해 표준주택가격(안) 상승률은 ▲9억원 미만 4.6% ▲9억~15억원 9.67% ▲15억원 이상 11.58%로 집계됐다.
국토부는 단독주택의 경우 시세 9억~15억원 구간은 10년, 시세 15억원 이상은 7년에 걸쳐 현실화율 90%라는 목표치를 달성할 예정이다. 다만 과천은 시세 15억원 이상인 단독주택이 많아서 7년 내 시세 90%까지 공시가격을 맞춰야 하는 집이 대부분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단독주택 매물은 23억~55억원에 매도호가가 형성돼 있다. 갈현동 단독주택은 매물은 20억~50억원, 과천동은 20억~60억원, 중앙동은 23억~55억원 수준이다.
별양동 단독주택 호가는 20억~23억원, 주암동은 25억2000만~48억원 정도다. 과천의 올해 표준주택가격 상승률이 경기도의 1.7배에 이른 것은 시세 15억원 이상인 주택이 경기도에 비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부동산원은 국토부 방침에 따르고 있어 민원인들의 요청을 들어주기 어려운 입장이다.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올해 공시가격을 어떻게 산정할지는 국토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을 참고했다"며 "국토부와 협의해서 가격 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국토부 부동산평가과 관계자는 "과천에서 공시가격 관련 민원이 있었는지를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