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네덜란드에서 코로나19(COVID-19)에 재감염돼 사망한 첫 사례가 발생해, 면역과 항체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심화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발덴스트롬 마크로글로불린혈증(Waldenström's Macroglobulinemia)이라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89세 네덜란드 여성이 코로나19에 재감염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베를린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COVID-19)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고 있다. 2020.04.21 gong@newspim.com |
발덴스트롬 마크로글로불린혈증은 골수 내 비정상적 백혈구 세포가 과도해지는 희귀병으로, 사망한 여성은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한 세포 감소 요법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 연구진은 사망자의 면역 반응이 코로나19와 싸울 수 없을 정도로 약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는 올해 초 고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후 만성 피로 외에 다른 증상이 가라앉아 5일 후 퇴원했다.
하지만 첫 코로나19 확진 후 59일째이자 화학 치료를 받은 지 이틀째 되는 날 다시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실시했더니 다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재확진 판정 후 4일째와 6일째 혈청 검사에서는 항체도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성의 상태는 재확진 판정 후 8일째에 급격히 악화됐고 2주 후에 사망했다.
연구진은 사망자가 첫 번째와 두 번째 감염 사이 검사를 받지 않아 이 기간 동안 음성 반응을 보였을지는 알 수 없지만, 두 검사 샘플을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의 유전자 구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두 번째 확진은 첫 번째 감염으로 인한 바이러스가 체내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학 학술지 '랜싯 감염병'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는 최소 4건 발생했다.
첫 재감염 사례는 홍콩에 거주하던 33세 남성으로 첫 확진 후 4.5개월 만에 재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두 번째 감염 때는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미국 네바다주에 거주하는 25세 남성이 미국 최초 재감염자로 기록됐다. 이 남성은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확진 판정을 받았고, 두 번 모두 인후통과 기침, 두통, 메스꺼움, 설사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 남성은 기저질환은 없었으나, 두 번째 감염 때 더욱 심한 증상을 보였다. 네덜란드 사망자와 달리 두 번째 감염 후 혈청검사에서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트리히트 대학 연구진은 이번 사망자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항체가 감소하고 면역력이 약해지면 코로나19에 재감염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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