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신한·하나 '감소'-KB·우리 '증가' 전망
코로나 충당금, 부실여신 실적 반영 등 악재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가 빚투(빚을 내 주식 투자),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 등의 영향으로 올 3분기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만기유예 등 당국의 규제완화로 인한 부실여신이 숫자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순이익은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이 각각 11.7%, 26.1% 감소하며 9255억원, 6262억원으로 전망된다. 반면,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은 0.5%, 3.3% 증가해 9252억원, 5517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중 신한금융의 순이익 감소는 라임 사태로 인한 수수료 수익 감소,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이고 하나금융은 작년 3분기 일회성 요인인 명동사옥 매각이익 3200억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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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금융지주 실적이 일회성 둔화 요인외에는 신용대출을 통한 빚투, 영끌 등이 순이익 하락폭을 축소했다. 지난 8월 주요은행 6곳의 신용대출은 전월 말보다 4조1610억원(3.3%) 증가했다.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6월, 7월 신용대출 증가액도 전월 대비 3조원대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청약 증거금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등 연 이율 1% 아래인 예금보다 수익성이 나은 투자처를 찾으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신용대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떨어지자 주택매매 과정에서 신용대출까지 동원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이에 신용대출이 증가한 은행의 수익이 늘어나고, 주식거래 증가로 수탁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증권사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 관측된 것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핵심이익 측면에서 접근하면 3분기가 2분기보다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의 경우 견조한 이자이익을 기록하고 충당금도 2분기보다는 적을 것이다. 증권도 (동학 개미운동으로) 실적이 좋아 호실적에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앞으로 호실적은 장담할 수 없다. 코로나19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수 있어서다. 금융지주들이 2분기 일제히 수천억원대 코로나19 충당금을 쌓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총여신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0.47%로 미국 1.39%, 영국 2.21% 독일 0.78% 등 선진국 주요은행보다 낮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선 충당금 추가 적립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충당금을 많이 쌓게되면 순이익은 자연스레 줄어든다.
코로나19 부실여신 여파도 우려를 사는 요인이다. 코로나19 이후 피해기업 지원을 위해 총여신이 늘었지만, 만기유예 등 규제완화로 부실여신이 숫자에 반영되지 않아 재무안정성에 착시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23개 코로나19 위험업종과 위험업종 내 중소기업여신 비중을 기반으로 은행에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일반은행 평균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비율은 0.4~1.3%포인트 악화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