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사 자극하지 말아야"
의료계 파업 철회 촉구…"사회적 공론화로 풀어가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의사 파업과 관련,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전투가 한창인 상황에서 장수들 등 뒤에서 짱돌을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속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의사들을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의사들과 소통 노력도 없이, 공청회도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에 대해 발표 시기의 부적절성과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7.23 leehs@newspim.com |
안 대표는 "위기 속에서 국정을 책임진 제대로 된 정부여당이라면 방역의 최전선을 책임진 사람들이 자기의 직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가 말하는 대로 지금은 코로나 전시 상황이기 때문에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완전히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10년 이상 지나야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정책을 꼭 지금, 이 시점에서 밀어붙이는 게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가"라며 "이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 정부의 올바른 자세인가. 이런 발상과 접근은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안 대표는 "과정도 문제투성이다. 국가 의료체계의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을 제대로 된 공청회나 당사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밀어붙이고, 반발하면 면허정지니, 행정명령이니 윽박지르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꼭 이렇게 해야만 하냐고 묻고 싶다"면서 "이것이 전형적인 억압 행정이고 불통 행정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들이 직접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방호복을 입고 바이러스와 싸울 수 없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자극하고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은 꺼내지 말아야 한다"면서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내년 연말은 되어야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아직도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안 대표는 또 "코로나19 국면이 진정되기 전까지 싸우고 있는 전사들의 사기를 꺽고, 국민과 의료진을 이간질시킬 수 있는 이적행위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의료계에도 아쉬움을 전달했다. 그는 "정부가 비이성적으로 나온다면 전문가인 의사들이라도 좀 더 합리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고통받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의사 가운을 벗고 청진기를 내려놓는다면 누구를 의지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파업을 철회하고 왜 정부의 정책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닌지 설명해야 한다"며 "지방과 취약지역에 거주하시는 국민들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는 진정한 방법이 무엇인지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공론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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