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확정도 되지 않은 전직 대통령, 사면 불가능"
"법률가인 문 대통령,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기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가능할까. 청와대의 대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이다.
문희상 의장이 지난 21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면서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면에 대한 입장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형 확정도 되지 않아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김학선 기자 yooksa@ |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이미 문 대통령이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9일 KBS와의 취임 2주년 대담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명박·박근혜 전임 대통령 중 한 분은 지금 보석 상태이지만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고 한 분은 아직 수감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누구보다도 제가 가장 가슴도 아프고 부담이 크지만,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법률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 법으로 불가능한 부분"이라며 "법률가인 문 대통령은 이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스 관련 뇌물·횡령·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관련 파기 환송심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7월 10일 선고공판이 진행된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대법원 최종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은 셈이다.
앞서 문 의장은 자신의 퇴임 기자 간담회에서 "정권 초기에는 적폐 청산을 갖고 시작하지만 시종일관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정치 보복의 연장이라는 세력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21대 국회에서는 과감히 통합의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사면에 대해 "타이밍을 놓치면 놓칠수록 의미가 없게 된다.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는 뜻"일면서도 "그걸 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 판단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덧붙였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