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육성 차질 우려...전남도·나주시 오후에 입장문 발표 예정
[나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최종 선정지가 충북 청주시로 결정되면서 최종 후보지에서 탈락한 전남 나주시를 비롯해 호남지역에서 정부의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남 나주 방사광가속기 유치 실패 소식이 전해진 8일 호남권에서는 분노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또 당해야 하느냐"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방사광 가속기 조감도 [사진=나주시] 2020.05.08 kh10890@newspim.com |
전남 지역사회 반발 수위도 높아졌다. 이명철 방사광가속기 부지선정위원장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었다"고 했지만 호남민들은 또 다시 버림 받았다고 당혹감과 분노가 곳곳에 스며 있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방사광가속기 선정 과정과 심사기준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선정됐다면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호남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할 수 있는 산업들은 광주 AI, 미래형자동차, 전북의 농생명바이오, 탄소섬유, 전남의 에너지신산업과 바이오산업 등이 있다. 이러한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역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동안 호남권은 이러한 면에서 소외돼 왔고 방사광가속기 선정마저 탈락하면서 발전에 차질이 생겼다.
실제 지난 2017년 R&D 투자비율을 보면 수도권 68.7%, 충청권 16.4%인 데 반해, 호남권은 3%에 그쳤다. 국내 초대형 연구시설은 충청권 4곳·영남권 3곳·수도권 2곳이 있으나, 호남권은 단 한 곳 도 없어 가장 뒤쳐져 있는 상황이라 이번 유치 실패 소식에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나주시민 박민호(34) 씨는 "호남민들이 이번 정부를 압도적으로 밀어줬는데도 결과가 이렇다니 암담하다"며 "호남의 발전은 또 다시 뒤떨어지겠다"고 토로했다.
혁신도시 인근에 거주하는 박순애(55) 씨는 "정치적 요인들을 떠나서 호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발전이 뒤떨어진 것이 사실이다"며 "이번 결정은 매우 잘못된 결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에서는 광주·전북·전남 지역 각계각층 100개 단체가 참여한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 위원회'를 구성하고 범도민적 유치운동을 전개해왔다. 21대 호남권 국회의원 당선자 28명와 지역 대학, 연구기관, 경제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유치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고, 늦어도 2022년에는 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물질 분해능이 매우 높은 밝은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다. 태양 빛 밝기의 100억배에 달하는 방사광으로는 미세한 구조나 세포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등을 개발하는 데 방사광가속기가 활용됐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산업계에서도 방사광가속기는 핵심 연구장비로 꼽힌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오후에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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