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규모는 사상최대 공급의 10%지만 실망감↑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초과공급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감산량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35센트(1.5%) 내린 배럴당 22.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밤 9시4분 현재 58센트(1.8%) 뛴 배럴당 32.0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도 유가는 큰 폭으로 오르 내렸고 불안한 원유시장 상황이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됐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과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07 mj72284@newspim.com |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미국 제외) 동맹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는 5~6월 두 달 동안 일평균 970만배럴(bpd)의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최종합의 했다. 감산 규모는 사상 최대로 글로벌 공급의 10%에 육박한다.
하지만, 부활절 연휴 휴장 직전 잠정 합의된 감산규모 1000만bpd를 다소 밑돌았다. 멕시코에 주어진 감산쿼터는 처음에 40만bpd였지만 멕시코가 10만bpd만 수용하면서 최종 감산규모는 970만bpd로 줄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협상에 관여해 온 입장에서 하자면, OPEC+가 검토하고 있는 감산량은 일일 2000만 배럴"이라며 "일반적으로 보도된 1000만 배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가까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세계가 코로나19의 재난으로부터 돌아오면 에너지 산업은 현재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다시 강해질 것"이라며 "매우 거대한 에너지 산업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나와 함께 일한 모든 이들, 특히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000만 배럴은 OPEC+ 뿐 아니라 세계 전체의 원유 감산량 추정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우디의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의 5월 인도분 공식판매가격(OSP)을 전월보다 더 낮춘 것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람코가 대표유종인 아랍경질유의 5월 아시아 인도분 OSP를 벤치마크 유종인 오만-두바이유 평균가보다 배럴당 7.30달러 낮춰 책정했다. 4월 인도분의 할인폭보다 배럴당 4.20달러 더 낮다.
로이터는 "저유가 장기화 국면에서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판매가를 더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