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텔레그램 n번방' 핵심 용의자인 '박사' 조주빈이 손석희를 언급한 가운데, JTBC가 공식입장을 냈다.
JTBC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박사방 조주빈은 손석희 사장에 자신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며 "'손 사장과 분쟁 중인 K씨가 손 사장 및 그 가족에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n번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핵심 운영자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조 씨는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추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뒤 경찰차량으로 향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조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2020.03.25 leehs@newspim.com |
이어 "조주빈은 자신이 직접 K씨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다. 이 텔레그램에는 'K씨가 손석희 사장이나 가족을 해치기 위해 자신에게 이미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JTBC는 "텔레그램 내용은 매우 정교하게 조작돼 경찰마저 진본인 줄 알 정도였다. 때문에 한동안 손석희 사장과 가족은 불안에 떨었다"며 "이미 손석희 사장의 가족은 '태블릿 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은 바,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손석희 사장은 아무리 K씨와 분쟁 중이었지만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다. 이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증거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석희 사장이 이에 응한 사실이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다만 조주빈은 결국 요구한 증거들을 제시하지 않고 잠적한 후 검거됐다"며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K씨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폭행과 협박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가 17일 새벽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19.02.17 leehs@newspim.com |
끝으로 JTBC는 "혹여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한다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 물론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 당사는 손석희 사장과 그 가족의 입장을 이해하며 향후 대응 역시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입장발표를 마무리했다.
앞서 조주빈은 이날 검찰로 송치되는 중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 나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 악마의 삶을 멈춰줘 감사하다"고 말해 의문을 자아낸 바 있다.
한편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지난해 2월부터 수십여 명의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다. 핵심 용의자는 영상을 1번방부터 8번방까지 8개의 채팅방에서 판매한 속칭 n번방의 '갓갓'과 입장 금액에 따라 채팅방 등급을 나눈 박사방의 '박사'다.
조주빈의 박사방의 경우 공식적으로 확인된 피해 여성만 74명이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도 16명 포함됐다. 그는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 얼굴이 나오는 나체 사진을 받아낸 후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촬영하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유료 대화방을 운영하며 후원금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받은 후 유료회원을 입장시켜 성 착취물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조주빈을 검거한 데 이어 '갓갓' 검거를 위해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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