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9 자주포·천무 수출 확대 속 '탄약 확보' 병목 해소 포석
산업부 승인·공정위 심사·주총 66.7%가 변수…성사까지 '산 너머 산'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유일의 종합 탄약 생산업체인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들며, 무기체계와 탄약을 묶는 '패키지 수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3일 방산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풍산 탄약사업부 매각을 위한 비공개 입찰에 참여해 최종입찰제안서(BO)를 제출했다. 매각 대상은 풍산 전체 사업 가운데 탄약 제조 부문으로, 시장에서는 거래 규모를 약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풍산은 5.56㎜ 소구경탄부터 155㎜ 곡사포탄에 이르기까지 한국군 주요 탄약을 공급하는 사실상 유일한 업체다. 개발·설계·제조·검품·출하를 하나로 묶는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국내 탄약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천무 다연장로켓 등을 생산하며 폴란드·노르웨이·호주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 왔다. 특히 2022년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155㎜ 포탄 수요가 급증하면서, 탄약 확보 능력이 방산 수출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현재 구조에서는 한화가 무기체계를 수출할 때 탄약은 별도로 풍산과 협의해야 하는 '이원화 구조'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수가 성사될 경우, 자주포·로켓과 탄약을 일괄 제공하는 '패키지 수출'이 가능해진다. 계약 속도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플랫폼과 탄약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드물다"며 "중동·동유럽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수까지는 복수의 제도적 관문이 남아 있다. '방위사업법'에 따라 방산업체 인수·합병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방위사업청 의견이 반영된다. 여기에 탄약사업의 독점적 지위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핵심 변수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풍산 탄약사업부 분리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전체 주주의 3분의 2(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최대주주인 풍산홀딩스(지분 38.0%) 외에 소액주주 절반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신동사업(구리·동합금 소재 사업)'과 '방산사업(탄약과 포탄 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분할 방식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풍산은 이날 공시에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기업 인수합병(M&A)을 넘어, 한국 방산 산업의 구조 재편과 직결된 사안으로 평가된다. 무기체계 중심에서 '무기체계와 탄약의 결합'이라는 통합 공급 체계로의 전환 여부, 그리고 정부의 산업적·안보적 고려가 최종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