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우리금융 2대주주·신한금융 1대주주
업계, 우호지분 많아 선임안 무난히 가결 전망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국민연금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반대 의견을 내자 금융권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장 다음주 주주총회를 앞둔 금융지주사들은 우호지분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업계 안팎에선 금융지주사측의 우호지분이 많아 회장 연임이 무난할 전망이지만 주총 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19일 제 7차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고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어 조 회장과 손 회장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국민연금은 이달 초 두 금융지주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꿨다. 일반투자는 주주활동,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관 변경 요구, 회사 임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상법상 권한(해임청구권 등) 행사, 단순한 의견 전달 및 대외적 의사 표시 등을 요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우리금융 지분 7.71%를 보유한 2대주주, 신한금융 지분 9.38%를 보유한 1대주주다.
손 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문책 경고)를 받았고, 조 회장은 지난 1월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각 이사회에선 손 회장과 조 회장에 대해 연임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이달 말로 예정된 신한·우리금융의 주주총회는 표 대결이 될 전망이다. 다만 회장 선임건은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는 25일 주총을 앞둔 우리금융은 과점주주 체제로 과반수가 넘은 우호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선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에도 과점주주 추천인 중심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안건이 상정됐고, 과점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지배구조로 손 회장 선임 가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지분 17.3%), 우리사주(6%), 키움증권 등 과점주주(30%)가 5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상황도 비슷하다. 1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조 회장에 대한 선임에 반대의사를 표명했지만 재일교포를 포함한 우호지분이 많아 선임건이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연다.
외국인 주주 지분이 65%가 넘는 신한금융은 전략적 투자자인 BNP파리바(3.55%), 우리사주조합(5.10%), 재일교포 지분(추정치 10~15%), 일본 미즈호은행(1.26%) 등의 우호지분을 마련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올해 초 일반 투자자로 금융사 지분 보유 목적을 바꾼 만큼 각 지주사들은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주총장에서는 표대결이 이뤄지겠지만 변수가 크게 없는한 기존 안건이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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