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 유명 호텔들, 그 기간 방값 치솟고 이미 예약 끝난 곳도
코로나19 진정이 전제 조건, 미국PGA투어와 조율한 듯…라이더컵 다다음주, CJ컵 전전주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코로나19로 연기된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가 10월 둘쨋주(8~11일) 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소재 호텔들은 그 주 숙박료를 턱없이 올려받고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GC에 인접한 한 유명 호텔은 유독 그 주에만 방이 다 나갔다며 신규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로고를 새겨넣은 깃발. 코로나19로 연기된 올해 마스터스가 10월 둘쨋주에 열린다는 얘기가 모락모락 나오고 있다. 물론 코로나19가 조만간 진정된다는 전제 아래서 그렇다. [사진=유러피언투어] |
미국LPGA투어프로 마리아 알렉스는 오래전에 오거스타의 힐튼계 호텔에 오는 10월5~12일 숙박 예약을 했는데 최근 명쾌한 설명없이 예약 취소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알렉스는 "마스터스가 그 주에 열린다는 정보를 얻은 호텔측이 내 방을 더 비싼 가격에 팔기 위해 그런 것이 분명하다"고 분개했다.
1934년 창설된 마스터스는 1960년 이후 매년 4월 둘쨋주에 대회를 열어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심상치 않게 확산되자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 내셔널GC 회장은 지난 13일 올해 대회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마스터스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잭 니클로스를 비롯해 미국PGA 투어프로 케빈 키스너 등 적지않은 사람들이 '올해 마스터스는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오거스타 내셔널GC측은 1934년 대회 창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43~1945년을 제외하고 한 번도 대회를 거르지 않았다는 전통을 이어가려 했는지 대회 개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한 해 마스터스 개최로 오거스타시 일원에 1억달러(약 1200억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오고, 대회 주최자인 오거스타 내셔널GC는 300억~4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점도 감안했을 법하다.
오거스타 내셔널GC는 매년 4월에 대회를 개최한 후 5월 하순부터 10월초까지는 문을 닫아왔다. 폭염으로 인해 코스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도 올해 10월 둘쨋주 개최설을 뒷받침한다.
다만, 10월 둘쨋주 대회가 성사되려면 코로나19가 진정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또 미국PGA투어측과 일정 조율을 해야 한다.
마스터스는 오거스타 내셔널GC가 개최하는 대회다. 남자골프 4개 메이저대회 중 하나로 미국PGA투어 일정에 들어있지만 , 미국PGA투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따라서 새로운 일정을 잡으려면 미국PGA투어와 합의를 해야 한다.
미국PGA투어는 오는 8월30일 끝나는 투어 챔피언십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한다. 한 주 쉬고, 9월 둘쨋주부터는 2020-2021시즌 대회가 펼쳐진다.
새 시즌 초반 두 대회를 마친 후 9월25~27일에는 라이더컵(미국-유럽 남자프로골프단체전)이 열린다. 그러고 10월 첫 주엔 세이프웨이 오픈이, 둘쨋주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이 열릴 계획이다.
오거스타 내셔널GC는 아동병원오픈이 열리는 주에 들어가 마스터스를 치르겠다는 심산이다. 이 부분에서 오거스타 내셔널GC와 미국PGA투어측이 어떤 합의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마스터스가 10월 둘쨋주로 끼어들어가면 당초 셋째주와 넷째주로 예정됐던 '아시아 스윙' 두 대회(더 CJ컵, 조조 챔피언십)는 예정보다 한 주씩 미뤄지게 된다.
아직 확정·발표되지 않았으나 마스터스가 10월 둘쨋주에 열린다면 대회 84회 사상 처음으로 '가을 마스터스'가 된다. 다만, 매년 4월 둘쨋주에 대회를 여는 전통을 고수해옴으로써 붙여진 '마스터스 위크' '시즌 첫 메이저대회'라는 말은 올해는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