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 겸임 의원은 선거 중립 의무 위반 논란
비례대표는 제명해야 이적…결국 탈당 '불명예'
與지도부, 불출마 지역구 의원들 자발적 이적 설득 나설 듯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참여 의사를 밝힌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을 연합정당에 이적시키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현역 의원을 보내야 투표용지에서 미래한국당보다 앞 순위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또 현역 의원 5명이 넘어야 선거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이적 의견에 힘을 싣는다. 다만 누가 옮겨갈지가 문제다.
앞서 민주당에서 불출마를 택한 의원은 국무위원이 된 의원들과 비례대표 의원들이 대부분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직을 유지하려면 제명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미래한국당과 같은 '꼼수'를 쓴다고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국무위원들의 당 이적은 총선 중립 의무를 저버린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들을 제외하고 민주당 공천 경선 직전 불출마를 택한 지역구 의원은 이해찬 대표와 원혜영·백재현·강창일·표창원·서형수·이훈·윤일규·이규희 의원 등이다. 여기에 이석현·이종걸 의원 등 공천 경선에서 진 중진 의원들도 이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이 자진해서 이적한다면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청래·최재성 의원 등 '백의종군'이 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3.16 kilroy023@newspim.com |
다만 쉽게 나서는 의원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합정당으로의 이적은 결국 탈당이나 제명을 거쳐야 해서다. 그간 쌓아온 정치 경력에 '흠'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불명예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합당과 분당 등으로 당적이 바뀐 적은 있어도 직접 떠나거나 했던 사람은 없다"며 "이적 요청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1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중앙당 요청이 있다면 이적할 의사가 있다"며 "연합정당 출범에 상당히 공감한다"고 전했다. 연합정당을 통한 소수정당의 원내 입성으로 21대 국회의 다양성을 꾀해야한다는 취지다. 다만 "이적 문제는 개개인의 판단이 중요할 것"이라면서도 "주변 의원들과 이적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나중에 복당을 약속한다면 그것 자체로 미래한국당과 같은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불출마 지역구 의원들에게 이적을 권하더라도 해당 의원에게는 불명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투표용지에서 뒷번호를 받더라도 지지자들이 이를 찾지 못할 것이라 보지 않는다"며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는 10번이었지만 당선됐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강창일 의원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이날 배석한 윤호중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합정당으로 옮기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면서도 "불출마를 택한 의원들에게 위로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창일 의원도 "(연합정당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제주도 선거에 신경 써달라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이런 저런 위로자리였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례연합정당에서 현역 의원 입당을 요청할 수는 있다"며 "지역구 불출마 의원들 중 비례연합정당을 선택하실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이어 "그런 분들에 대해서 연합정당측 요청이 있다면 민주당을 위해서라도 막지는 않겠다"면서도 "각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판단해 옮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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