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는 동결
시중은행 추가 장기대출, 초저금리 대출
순자산매입 연말까지 1200억 유로 확대
라가르드, 재정 대응 강조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1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수준에서 동결했다. 다만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은행들의 자본 요건을 완화하고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연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 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13 mj72284@newspim.com |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마이너스(-)0.50%와 0.25%로 동결했다.
앞서 금융시장은 ECB가 10bp(1bp=0.01%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신 ECB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에 최저 마이너스(-)0.75%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고 연말까지 임시로 자산매입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현재 2조6000억 유로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연말까지 총 1200억 유로 확대된다. 현재 ECB는 월 200억 유로의 자산 매입을 진행 중이다.
ECB는 또 시중은행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필라2가이던스(P2G)와 경기대응완충자본(CCB),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자본요건을 임시로 충족하지 못해도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에 즉각적인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ECB는 추가 장기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키로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세계 및 유로존 경제 성장 전망에 커다란 충격이며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면서 "이것이 성질상 궁극적으로 일시적이라고 해도 경제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가계가 여행과 여가, 대규모 소비를 줄이면서 유로존 경제는 올해 1.2%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50bp 긴급 인하했으며 영란은행(BOE)도 같은 규모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지난 10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컨퍼런스콜에서 재정 당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하지 않으면 바이러스의 위험이 2008년 금융위기에 맞먹는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EU 지도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제 영향과 싸우기 위한 250억 유로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 같은 규모는 16조 달러 규모의 EU 경제에 비할 때 작다고 WSJ은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정부와 모든 정책 기관에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고 경제 영향을 줄이기 위한 공공 보건과 관련한 과제 시의적절하고 선별된 조치가 촉구된다"고 강조했다.
유럽 증시는 ECB의 발표 이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장 후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9%대 낙폭을 보이며 사상 최악의 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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